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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매일 5·18 묘비 닦겠다”…이낙연·정세균 '호남 민심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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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흘간 5·18 묘비 닦기 봉사

정, 전북 돌며 안방 조직 점검

이재명도 다음주 호남·광주 방문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닷새 앞두고 이낙연·정세균 두 전직 총리 사이에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대표 대선 주자 자리를 둘러싼 본격적인 기 싸움이 시작됐다.

둘 모두 전직 대표 자격으로 민주당 상임고문에 위촉돼 13일 송영길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조우한 뒤 이낙연 의원 곧 광주로, 정 전 총리는 전북으로 향했다.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5월 첫 주 호남(광주, 전남·북)에서 이 의원은 9%, 정 전 총리는 5%의 지지율을 보였다. 모두 여권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28%)에 한참 못 미치는 숫자다. 호남에서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이 지사에게 1위를 내준 뒤 하락세를 지속했고, 정 전 총리는 퇴임 후 상승세가 가파르지 못한 결과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 이준호 대표는 “호남에서 지지율을 이 지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1위와 경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건 호남 적통인 두 사람의 공통 운명”이라며 “호남 쟁탈전은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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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이 조선대학교 강연을 위해 광주로 향하는 사이 정 전 총리는 예고 없던 ‘위기 극복·정권 재창출을 위한 광주·전남 국회의원과의 대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용빈(광주 광산구갑)·신정훈(전남 나주화순)·김회재(전남 여수)·조오섭(광주 북구갑) 의원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정 전 총리에 대한 공개 지지 선언을 하는 자리였다. 김회재 의원은 “양향자(광주 서구을), 서삼석(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도 뜻을 같이하지만 일정 때문에 이 자리에 참석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전북 출신인 정 전 총리가 광주·전남에 적잖은 조직적 기반을 갖췄음을 처음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자리였다.

이 의원은 이날부터 16일까지 광주를 지킨다. 14일부터는 매일 5.18 민주묘지에 나가 묘비를 닦는 자원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광주·전남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이 의원은 “사회 초년생의 출발은 평등해야 하고 패자에겐 부활 기회 주는 게 국가의 기본 역할”이라며 “청년이 안심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2곳과 광주 트라우마센터 방문 등 민생 행보를 한 뒤 16일 ‘광주 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이 의원이 김대중(DJ)·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잇는 대선 후보로서 이들의 정신을 계승해 나가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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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총리는 이날 17일까지 안방 전북의 조직을 점검한 뒤 18일 광주로 향해 5·18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전북에선 수산업연합회·샘고을시장상인회·한국농민단체연합회 등 직능단체와의 간담회가 이어진다. 호남을 향한 정 전 총리의 메시지 키워드에도 DJ가 빠지지 않는다. 지난 12일 서울에서 열린 호남미래포럼 특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위기를 극복하고 화해와 용서를 하는 준비된 대통령이 절실하다”며 “김 전 대통령을 계승해 제2의 김대중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16일 광주에서 제주도로 이동하는 일정을 세우면서 두 사람의 5·18 조우는 이뤄지지 않게 됐다.

두 사람의 호남 쟁탈전이 가열되자 이재명 경기지사도 다음 주 호남을 방문일정을 잇따라 잡았다. 17일 전북 군산 자동차융합기술원에서 열리는 경기도와 전라북도의 업무협약식에 참석한다. 18일엔 광주로 이동해 ‘기본소득 지방정부 협의회’ 소속 광주 지역 구청장들과 만난 뒤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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