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고액수수료 받는 가상자산 거래소…20년전 증권사 수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3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한국시간 기준)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사의 전기차에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급락하고 있다. 2021.5.13/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대금이 코스피·코스닥을 추월할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거래 수수료는 20년 전 증권사 수준의 고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이 2000년 0.025%라는 파격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운 이후 증권사는 너도나도 최저가 경쟁을 벌인데 비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평균 0.16%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200만원 수수료쿠폰…월거래액 30억 이상 VIP프로그램도

1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4대 거래소 중 하나인 빗썸은 0.25%로 가장 많은 거래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후 △코인원(0.2%) △코빗(0.15%) △업비트(0.05%) 순이다.

최고 수수료를 받고 있는 빗썸의 경우 수수료 정액쿠폰을 통해 저가수수료 마케팅을 펼친다. 60일 기간 동안 적게는 2만원 많게는 200만원어치 쿠폰을 구매하면 금액에 따라 단계적으로 수수료를 낮추는 식이다.

가장 비싼 200만원 쿠폰의 경우 50억원까지 수수료가 무료로 실제 수수료가 0.04%라고 홍보하는 식이다.

코인원은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시총규모가 큰 코인을 대상으로 한 메인마켓은 0.2%, 그보다 시총이 적은 코인은 그로스마켓으로 나눠 0.1% 수수료를 받는다.

특히 월 거래액 30억원 이상 고객에 대해선 최대 수수료 0%에 달하는 VIP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객확보에 나선다.

국내 최대규모 거래소인 업비트는 거래소를 오픈할 당시부터 원화마켓 기준 0.05%로 최저수수료를 제공 중이다.


◇"지나친 폭리"…최저가 NH證 '나무'의 25배

하지만 이들 거래소의 수수료율은 20년 전 증권사들이 온라인 기준으로 받던 0.1~0.2% 수준으로 지나치게 고액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업점도 없어 관리비용이 적고, 증권사 같이 당국의 규제로 인한 비용도 들지 않음에도 고객에게 폭리를 취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증권사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가 낮은 곳은 NH투자증권의 모바일증권앱 '나무'다. 0.01%로 사실상 제로 수수료다. 이는 빗썸의 기본 거래수수료 0.25%의 25배에 달한다.

특히 최근 거래량 폭증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서버가 마비되는 경우에도 투자자들이 보상받지 못하는 등 투자자보호 장치가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수료가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정한다고 하지만 말도 안되게 비싼 수준"이라며 "폭리로 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고객모집을 위해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해 왔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광고 없이도 투자자들이 알아서 밀려들어온다"며 "주식은 시장에 정당한 실체가 있는 자산이고, 거래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 대가가 거래수수료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은 전혀 다른 것으로 사실 주식과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본다"며 "적절치 않을 수 있지만 도박판에서 딜러한테 5%, 10% 수수료를 주는 게 문제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