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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유엔사무총장 중국 눈치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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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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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재선을 고려해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올해 선거를 앞두고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구테흐스 총장이 중국 눈치를 보고 있다는 취지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케니스 로스 사무총장은 12일(현지 시각) 유엔에서 열린 ‘신장 위구르와 다른 튀르크계 무슬림 소수민족 상황에 대한 고위급 화상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재선을 위한 계산된 전략의 일환으로 신장에 대해 공개적 침묵을 지키는 유엔 사무총장을 인정할 것인가”라고 문제 제기를 했다. 그는 “신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은폐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100만명이 넘는 위구르와 다른 튀르크계 무슬림들은 그들의 문화와 종교를 포기하도록 강요당하기 위해 구금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엔 사무총장 임기는 5년으로 한 번 연임이 가능하다. 구테흐스는 지난 2017년 취임했기 때문에 5년 차가 되는 올해 재선에 성공해야 하고, 지난 10일 연임에 도전할 의사를 밝혔다. 로스는 이 때문에 구테흐스가 신장의 인권 문제를 적극 제기하지 않는다고 힐난한 것이다.

로스는 또 “우리는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신장에 제한 없이 접근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끝없는 협상을 벌이는 대신, 미얀마와 북한에 그랬던 것처럼 원격 감시를 통해 (인권 탄압의 실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과 바첼레트 대표는 지난 2~3월부터 위구르족이 박해받고 있다는 보도를 확인하기 위해 ‘신장에 제한 없이 접근할 권리’를 놓고 중국과 협상 중이라고 했다. 로스는 유엔이 가망 없는 중국과의 협상을 핑계로 시간만 끌지 말고 신장에서 위구르 탄압이 일어나고 있음을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미국, 영국, 독일 주도로 열린 이날 화상회의에는 유럽 각국과 캐나다, 호주, 일본의 유엔 주재 대사들이 참석해 중국의 신장 위구르 인권 탄압을 규탄했다. 주유엔 중국 대표부는 직원을 보내 “(인권 문제 제기는) 신장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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