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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동네북 시절 잊었다, 깨어난 ‘수원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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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울산-제주 연파 ‘무서운 3강’

매탄고 출신 삼총사 앞장서고

이기제 등 30대 고참들이 엄호

박건하 감독, 팀 완전히 바꿔놔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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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빅버드’(수원 안방경기장)가 오랜만에 움츠렸던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고 있다.

프로축구 수원이 K리그1(1부) 2021시즌 초반 레이스 선전으로 리그에 신바람을 불어넣으며 축구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리그 3위(승점 25)로 선두 전북(승점 29)과 2위 울산(승점 26)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하고 수원은 최근 몇 년간 스포트라이트에서 멀어져 있었다. 2017년 정규리그 3위를 제외하고 지난 5시즌 동안 3차례 파이널 B그룹으로 떨어지는 등 하위권을 맴돌았다.

축구 명가의 존재감이 바닥까지 떨어질 무렵 1996년 창단 멤버로 지난해 9월 지휘봉을 잡은 박건하 감독이 분위기를 수습하며 팀을 180도 바꿨다. 박 감독은 오랜 시간 쌓여온 패배 의식에 영향을 받지 않은 구단 유스팀(매탄고) 출신 젊은 피를 과감하게 핵심 포지션에 기용했다. 그리고 이들을 도울 노련미와 경험이 풍부한 30대 고참들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바꿔 놓았다.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를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박 감독은 “가장 달라진 부분은 운동장에서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는 것이다. 30대 선수들도 축구에 대한 집중력과 자세가 확실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양강’인 전북(3-1 승), 울산(3-0 승)을 잡고 12일 제주마저 3-2로 대역전을 하며 꺾는 과정에서 바뀐 팀 컬러가 제대로 나왔다. 수원 팬들이 MTS라고 부르는 ‘매탄소년단’(매탄고+방탄소년단)이 팀을 끌고 30대 중고참 청년단이 뒤에서 방탄 엄호했다. 매탄고 출신 3인방 정상빈(19), 강현묵(20), 김건희(26)는 울산전에서 3골을 합작했다. 정상빈은 거침없는 몸싸움과 탱크처럼 밀고 들어가는 돌파가 뛰어나다. 김학범 도쿄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정상빈을 예비 명단에 넣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정도다.

왼쪽 측면 수비수로 최근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A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이기제(30)를 비롯해 주장 김민우(31), 부주장 민상기(30) 등은 후배들을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박건하표 ‘신구 조화’로 팀을 이륙시킨 수원이 고공비행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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