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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종합] 첫방 '대화의 희열3' 황석영, 독방 5년 수감... "아직도 후유증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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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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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정수 객원기자]

'대화의 희열3' 황석영이 수감 후유증을 털어놨다.

13일 첫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3'에서는 ‘한국 문학계 거장’ 황석영 작가가 출연해 근현대사와 함께한 삶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신지혜는 "저는 4·19 혁명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 날 형성을 위한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을 한다. 작가님께서 그 현장에 계셨다고 들었다"며 질문했다. 이어 "17살이면 입시 준비만 하던 생각이 나는데, 사회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냐"고 덧붙였다.

황석영은 "4교시 수업 때쯤 총소리가 들렸다. 수업이 끝나고 모두 하교 조치를 했다. 우리는 그냥 하교를 하다 군중에 휩싸였다. 옥상에 전투 경찰들이 있었던 것 같고, 시위 군중을 향해 사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소리가 나니까 다 흩어졌는데, 뛰다가 보니까 친구가가 없었다. 알고보니 총에 맞아 쓰러져 피를 흘렸다. 의대생들이 부상자를 걷어가고 그랬다. 차가 한 대지나가 친구를 실었다. 그런데 응급실에 가도 없었다. 뒷마당에 가니까 친구가 천으로 덮여 있었다. 그러고 나서 학교생활 하기가 싫어졌다"고 말해 MC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황석영 작가는 "민족해방전선을 직접 본적이 없다. 현장은 봤지만 적들을 직접 대면한 적은 없고, 적들이 죽은 건 많이 봤다. (전투가 끝나고) 동이 훤이 터오면 죽은 적들이 보인다. 덥고 습한 날씨때문에 금세 부패하는데 도마뱀이나 들쥐들이 바글바글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낮에 자고 있는데 동생이 내 팔을 밟고 지나갔다. 그러니까 내가 벌떡 일어나면서 눈에 보이는데로 집어서 동생을 때려 머리가 찢어졌다. 오죽하면 어머니가 목사님을 불러서 안수기도를 했다"고 말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신지혜는 "실제로 참전 군인들이 종교에 도움을 많이 청했다. 이 증상이 병원에서 안 고쳐지니까. 그런데 베트남전쟁을 계기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정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황석영 작가는 "작가는 글을 쓰면 치유가 된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극복했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유희열은 황석영에 "('넘어 넘어'는) 5·18의 참상을 세상에 알리게 된 최초의 책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책이 나오게 된 거냐"며 질문했다. 황석영은 "내부에서는 어떻게 밖에 알려야 된다. 자료를 사방에서 모으고 있었다. 누군가 책의 형식을 구성해야 했는데 제일 만만한 게 (나였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장길산' 연재가 끝날 무렵이었다. 나로서는 '떼돈을 벌겠구나'라고 기대를 했다. 그런데 광주의 살아남은 사람들의 부끄러움이 있었다. 서울에 있던 나는 그게 더 심했다. 나한테 책임 감수 의뢰가 왔고, 책임은 내가 전적으로 감당해야했다. 그래서 두 달 동안 완성이 된 거다"고 덧붙였다.

유희열은 "북한에 왜 간 거냐"고 물었다. 황석영은 "일본에서 강연을 했는데 짓궂게 물어본다. (북한에) 관련된 질문을 하는데 '나는 북한에 안 가 봐서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때 한 노인이 '당신 같은 작가가 분단을 운명이라고 받아드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냐'고 말하더라. 그 순간 너무 창피했다. '그때 가야겠다'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에 유희열은 "지금은 밝에 얘기하시만 감옥에 짧게 계신 게 아니다"고 질문했다. 황석영은 "독방에서 5년 있었다. 원래는 징벌방인데 0.8평이었다"고 밝혀 MC들을 놀라게 했다. 유희열은 "제가 감히 상상도 안되지만 혼자 있었으면 누군가랑 말하고 싶었을 것 같다"고 질문했다.

황석영은 "감옥 후유증으로 제일 심각한 게 말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자기가 분열된다. 황석영B를 만들어 (혼잣말을 했다)"며 "지금 그게 많이 남아있어 혼잣말을 한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KBS2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3'은 지금 당장 만나고 싶은 '단 한 사람'과의 뜨거운 대화! 단독 토크쇼의 명맥을 묵직하게 이어가는 토크멘터리다.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된다.

사진 l KBS2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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