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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황석영, '대화의 희열3' 출격…북한에 간 진짜 이유→절망적이었던 구속(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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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희열 3' 13일 방송

뉴스1

KBS 2TV '대화의 희열 3'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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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지현 기자 = 소설가 황석영이 '대화의 희열 3' 첫 게스트로 출격했다.

1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 3'에서는 새로운 시즌 첫 번째 손님으로 '한국 문학계 거장' 황석영 작가를 초대해 시선을 모았다. 그는 '삼포 가는 길', '무기의 그늘', '장길산', '오래된 정원', '바리데기', '개밥바라기 별' 등 다수의 명작들을 집필한 작가로 유명하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황석영 작가는 '민간인 최초 방북' 뒷이야기를 밝혔다. 북한에 갔던 진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황 작가는 "작가로서 국제 행사에 가면 북한에 대해 묻곤 한다. 안 가봤다고 대답을 했는데 누군가가 일침을 가했다. 당신 같이 유명한 작가가 가지 않으면 누가 갈 수 있겠냐 하더라. 그래서 '에이 가버려야지' 하고 창피해서 가게 됐다"라며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작가로서 내 존엄성이 있는데 창피해서 갔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방북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냐"라는 질문에 황석영 작가는 "잃은 건 별로 없다"라면서도 "시간이 좀 지체돼서 이 나이까지 글 쓰게 된 것"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망명 5년, 징역 5년으로 32세에 시작해서 42세에 끝났다. 작가로 한창 때였다. 빛나게 썼어야 했을 때가 딱 빠진 거다"라며 아쉬워하던 황 작가는 "하지만 뉴욕, 베를린으로 망명을 가서 객관적으로 세계 속에서 남북을 보게 됐다"라고 회상했다. "수감 생활 5년이 쉽지는 않았다. 독방에서 지냈다. 0.8평이라 매트리스만 놓으면 끝이었다"라고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동료 작가들이 황석영 작가의 집필권 때문에 시위도 했었다고. 그는 "근데 끝내 주어지지 않았다"라면서 작가에게는 절망적이었던 구속이었다고 전했다. 황 작가는 "머릿속으로 많이 썼었다. 그래서 나오자마자 많이 쓴 것"이라며 10년 공백을 토해내듯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황석영 작가는 4·19 혁명과 베트남 전쟁, 5·18 광주민주화운동까지 겪었다며 지난 날들을 회상했다.

황석영 작가는 4·19 혁명 때 있었던 일로 인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던 그는 "17살 때였다. 시위 현장이 제가 다니는 경복고 앞이었다. 건물 옥상에 전투 경찰들이 있었던 것 같다. 시위 군중을 향해 사격을 하더라. 총소리 나니까 사람들이 쫙 흩어졌다"라면서 당시 함께 있던 친구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황 작가는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때 퇴학당했다. 그 사건 때문에 소설이라는 걸 처음 쓰기 시작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베트남 전쟁 때 귀신을 봤다며 "역사적, 사회적 트라우마가 개인에게 돌아갈 때 귀신이 발생한다고 보는 거다. 글 쓰는 과정에서 트라우마가 치유가 된 것 같다. 상처를 직시하게 만들더라"라고 했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에 담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이미 예비 검속 명단에 있었다. 내려갈 수 없는 상황이라 서울에서 할 일을 도모했다. 진실을 알리려 했다. 매일 밤 격문을 쓰고 다음날 가방에 담아서 비밀리에 배포했다"라고 했다.

신지혜는 책을 펼치며 "이건 진짜 있었던 일이다 보니 읽는데 너무 끔찍하더라. 정말 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기록돼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변을 당한 이들의 실명과 함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줬다. 황석영 작가는 "그야말로 양민학살이지"라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l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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