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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류현진 MLB 활약상

‘영리한 몬스터’ 류현진 3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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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전 7이닝 1실점 호투

황금분할 공 배합으로 예측 불허

앞으로 쏠리던 투구 밸런스 교정

19개월 만의 타석에선 연속 삼진

중앙일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시즌 3승을 따낸 류현진. 적장인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도 “정말 좋은 투수”라고 감탄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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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위력을 완전히 되찾았다. 부상 이후 처음으로 7이닝을 던져 시즌 세 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각) 미국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토론토가 4-1로 승리해 류현진은 시즌 3승(2패)이 됐다. 평균자책점도 2점대로 다시 진입(3.31→2.95)했다.

여러모로 고무적인 경기였다. 둔부 근육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류현진은 7일 복귀전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5이닝 4실점 했다. 승리 투수가 되긴 했지만, 이전만큼 압도적이지 않았다.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인 이날 애틀랜타전에서는 다시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지난달 8일 텍사스 레인저스전(7이닝 2실점)에 이어 또 한 번 시즌 개인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잠재운 역투였다.

다양한 구종을 고르게 활용하는 ‘예측 불허’ 피칭도 여전했다. 류현진은 이날 공 94개를 던졌는데, 직구 30개(32%), 체인지업 25개(27%), 컷패스트볼 22개(23%), 커브 17개(18%)로 골고루 던졌다. 특유의 황금 분할로 애틀랜타 타자들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2, 7회를 뺀 매 이닝 출루를 허용하고도 실점을 최소화한 비결이다.

5회 선두 타자 윌리엄 콘트레라스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게 이날의 유일한 실점이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체인지업(시속 126㎞)이 한가운데 몰려 좌월 솔로포로 연결됐다. 하지만 홈런을 내준 뒤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6회 2사 2루 위기를 무사히 벗어났다. 팀이 2-1 역전에 성공한 7회에는 세 타자를 모두 외야 플라이로 잡고 임무를 마쳤다. 올 시즌 7이닝 이상을 소화한 토론토 투수는 류현진이 유일하다.

MLB닷컴은 경기 후 극찬을 쏟아냈다. 이 매체는 ‘다시 류현진으로 돌아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토론토 선발 투수들이 각종 부상으로 부진한 상황인데, 류현진이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네 가지 구종을 고르게 활용해 공 94개로 7이닝을 막는 효율적 투구를 했다”고 썼다.

캐나다 매체들도 칭찬 릴레이에 가세했다. 토론토 선은 “류현진의 날이었다. 유일한 흠은 5회에 허용한 솔로 홈런뿐”이라고 전했다. 스포츠넷은 “류현진은 상대 선발 맥스 프라이드와 치열한 투수전을 펼쳤다. 이런 경기가 많아진다면, MLB 사무국은 경기 시간 단축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숨은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류현진은 경기 후 현지 취재진 화상 인터뷰에서 “애틀랜타전을 앞두고 몇 가지 변화를 줬다”고 공개했다. 앞선 복귀전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그는 당시 “밸런스가 썩 좋지 않다. 부족한 부분을 연구해서 다음 등판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 약속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류현진은 “몸의 중심이 자꾸 앞으로 쏠리는 게 느껴졌다. 투수코치님이 그 부분을 조언했고, 나도 느꼈다. (애틀랜타전) 등판을 준비하면서 몸의 중심을 뒤에 놓을 수 있도록 신경 썼다. 경기를 앞두고 한결 나아져서 좋은 밸런스로 공을 던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컷패스트볼 구속보다 움직임에 신경을 많이 써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얼핏 보면 슬라이더와 비슷한 움직임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자평했다.

류현진은 이날 토론토 이적 후 처음으로 배트를 잡았다. 홈팀 애틀랜타가 소속된 내셔널리그(NL)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투수도 타석에 서야 했다. 류현진도 NL 팀인 LA 다저스 시절 적지 않은 안타를 때려내 ‘베이브 류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9년 9월 이후 19개월 만에 ‘9번 타자’로 나선 류현진은 3, 6회 두 차례 타격 기회를 잡았다. 결과는 두 번 다 헛스윙 삼진이었다. 류현진은 “(타격 훈련을 할 때는) 홈런을 많이 쳤다. 오랜만에 타석에 서니 훈련 때처럼 하진 못했다. 원래 타격을 좋아하는데, 삼진 두 개만 기록해 아쉽다”며 웃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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