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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손정민씨 머리 상처, 사인 아냐…음주 후 짧은 시간 내 사망·익사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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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친구 ‘신변보호’ 결정

세계일보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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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술을 마신 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잠들었다 실종돼 엿새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손정민(22)씨의 부검 결과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처음 손씨의 머리 부위에서 발견된 2개의 상처가 사인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는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국과수로부터 이같은 결과를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손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오전 4시 20분쯤 친구 A씨가 혼자 한강에 인접한 경사면에 누워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6개 그룹, 목격자 9명을 조사한 결과 손씨와 A씨가 사고 당일 오전 2시부터 3시 38분까지 반포 한강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같이 누워 있거나 구토하는 것을 보았다는 다수의 진술을 확보했다.

전날 경찰에 진술한 새로운 목격자 두 명은 손씨 일행 인근에서 50여분간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손씨가 처음 바닥에 누워 있었고 친구 A씨가 인근을 서성이다가 다시 손씨 옆에 누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들이 제출한 사진에는 진술에서처럼 바닥에 누운 손씨와 그를 앉은 자세로 보는 A씨 모습이 담겼다.

세계일보

故손정민 씨 일행 목격자가 경찰에 제출한 사진. 연합뉴스TV 방송화면


이 가운데 한 목격자는 두 사람의 마지막 목격 시점으로부터 40여분이 지난 오전 4시 20분쯤 “친구 A씨가 혼자 가방을 메고 잔디 끝 경사면에 누워 잠든 것을 확인하고 깨웠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와 A씨는 지난달 24일부터 25일 새벽까지 편의점에 여러 차례 방문해 360㎖ 소주 2병과 640㎖짜리 페트 소주 2병, 청하 2병, 막걸리 3병 등 모두 9병을 구매했다.

하지만 구매한 술을 모두 마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경찰은 누가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손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유족에게만 알렸다며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술자리 이후 손씨의 동선 일부를 추정할 수 있는 촬영물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마지막 목격자의 진술 등을 통해 실종 당일 오전 3시 40분부터 A씨가 홀로 한강공원을 떠난 오전 4시 30분까지 50분간 두 사람의 동선을 집중적으로 파악 중이다.

이와 함께 A씨를 전날 변호사 동행하에 재소환해 프로파일러를 면담하고 A씨에 대해 신변보호를 하기로 결정했다.

A씨는 손정민 씨 실종사건이 공론화 된 이후 얼굴이 공개된 사진이 인터넷에 확산됐다. 특히 A씨 거주지에 신원미상의 사람이 찾아오는 등 위협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경찰은 손씨와 함께 공원에서 술을 마셨던 A씨가 당시 신은 신발을 버린 경위 등 제기된 의혹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숨지기 전 손씨의 행적이나 사인을 규명할 유력한 증거로 꼽히는 친구 A씨의 휴대전화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서초경찰서, 한강경찰대 등 30여명이 반포한강공원 일대와 수중 수색에 투입된 가운데 민간구조사, 자원봉사자까지 힘을 보태고 있지만 수색 범위가 넓은 데다 수중이라는 특성상 발견이 쉽진 않다.

경찰과 민간수색팀은 휴대전화가 발견될 때까지 한강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경찰이 확보한 자료로는 △손씨가 지난달 24일 오후 11시30분쯤 한강공원 인근 편의점에서 물건을 계산하는 영상 △25일 새벽 2시 친구와 함께 있는 장면을 SNS에 올린 영상 △25일 새벽 4시30분쯤 친구 혼자 공원을 빠져나가는 영상 △손씨와 친구 A씨 어머니 휴대폰의 포렌식 결과 △추가로 확보한 목격자 진술 및 사진 △ 손씨의 부검결과 등이 있다.

한편 사건 당일 A씨와 함께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한 손씨는 지난 25일 새벽 1시30분까지 어머니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손씨의 핸드폰에는 새벽 1시50분쯤 A씨가 춤추는 동영상이 찍혀있었고, 인스타그램에 사진도 올렸다.

3시간 뒤인 오전 4시30분쯤 반포나들목 CCTV에는 A씨가 혼자 한강공원을 빠져나오는 장면이 목격됐다.

술 취해 잠에서 깬 A씨는 자신이 일어났을 때 손씨가 자리에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가 먼저 갔다고 생각한 A씨는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이후 A씨는 부모님과 함께 손씨를 찾기 위해 다시 한강공원으로 돌아갔고 손씨가 보이지 않자 오전 5시30분쯤 손씨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손씨는 실종 엿새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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