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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문 대통령, '평택항 산재사망' 청년 빈소 찾아… “국민 마음 모아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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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선호 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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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평택항 부두에서 화물 컨테이너 적재 작업을 하다 300kg 철판에 깔려 안타깝게 숨진 고(故) 이선호(23)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건넸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이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평택시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에게 “국가시설 안에서 일어난 사고인데 사전에 안전관리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사후 조치들도 미흡한 점들이 많았다”면서 “노동자들이 안전에 대한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산업안전을 더 살피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씨의 아버지 이재훈(62)씨에게 문 대통령이 “국민들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조문드리는 것”이라고 하자 이씨 아버지는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있어야겠지만, 제발 이제는 이런 사고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문으로 우리 아이가 억울한 마음을 많이 덜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내부 참모 회의에서 “이번 사고가 평택항이라는 공공 영역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고용노동부 뿐 아니라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와 기관이 비상하게 대처해서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도 “추락사고나 끼임 사고와 같은 후진적인 산재사고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고 사고를 언급하며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유관 부처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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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선호 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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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선호씨는 군대를 다녀온 후 복학하기 전 아버지가 일하는 현장에서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일인 지난달 22일 그는 아버지도 8년간 해본 적 없다는 컨테이너 해체 작업에 갑자기 투입됐다. 내부 뒷정리를 하던 중 무게 300㎏가량의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아래에 깔려 숨졌다. 선호씨의 유가족은 현장 책임자가 안전요원도 없는 상황에서 선호씨에게 무리한 지시를 했고 안전장비 등도 제공하지 않아 참혹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버지 이재훈씨는 지난 1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제 아이를 강인하게 키워보려고, 돈의 소중함을 가르치려 (아르바이트를 하게) 했던 거지. 돈을 벌어오라고 한 게 아니다”라며 “어떻게 보면 제가 아이를 사지로 밀어 넣었다는 죄책감이 저를 힘들게 한다”고 슬퍼하며 엄중 조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이씨가 컨테이너 작업에 투입된 경위와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및 사전 교육 여부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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