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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공모…국민의힘 “통합 대비 알박기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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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뤄놨던 야권 통합 또 진통

이태규 “스스로 역량 강화”

일각 ‘독자 노선 염두’ 분석

[경향신문]

4·7 재·보궐 선거 이후 통합하기로 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 국민의당이 전국 253곳의 지역위원장 공모를 시작하면서다. 국민의당은 자체 조직 정비라고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분 알박기’ ‘통합 무산’ 등의 해석을 내놓으며 격앙됐다. 전당대회가 한창인 국민의힘에서도 합당 이슈는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진 양당의 통합 논의가 한층 난관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13일 “오는 21일까지 국회의원 선거 단위인 253개 지역구에서 지역위원장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야권의 혁신적 대통합과 정권교체에 헌신할 역량 있는 분들을 모시고 자체적으로 조직 정비를 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당 간 통합에서 지역위원장 배분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당초 지역위원장이 없던 국민의당이 야권통합을 앞둔 시점에 지역위원장을 모집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자 없이 비례대표 후보자만 냈기에 253개 선거구의 지역위원장은 공석이었다. 7개 시·도당 위원장만 유지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국민의당이 ‘지분 알박기’에 나섰다는 지적을 내놨다. 미리 지역위원장을 충원해놓고 통합 협상에 들어가 지분 비중을 높이려 한다는 것이다. ‘통합을 무산시키고 독자 노선을 걷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국민의힘과 통합하면 주도권 확보가 힘드니 제3지대 노선을 고수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결합을 노리거나 안철수 대표 본인이 직접 대선에 출마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다.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는 발언도 나왔다. 지상욱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본격적인 통합 논의를 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한 지 얼마 됐다고 지역위원장을 새로 공모하나”라고 적었다.

국민의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SNS에서 “야권의 파이를 키우려면 통합의 책임 있는 주체들이 스스로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합당이 물 건너간다는 전망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알박기’ 해석에 대해선 “모욕적”이라며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로 관심을 키우는 동안, 국민의당은 손가락만 빨며 지켜봐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4·7 재·보선 이후 통합 논의를 시작했으나 방식과 시기를 두고 이견이 불거져 구체적인 협상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로 미뤘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최근 합당과 관련해 의미 있는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안철수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 관련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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