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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르노삼성 새노조 "노사, 현실 직시하고 협상 매진해야"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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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환 르노삼성 새미래노조 위원장 인터뷰

"평행선 장기화되면 고객·그룹으로부터 외면당할 것"

"대표노조, 고용불안 자충수 말고 논리 뒷받침된 협상력 갖춰야"

"사측, 다른 구성원 위해 대안 마련하고 협상 재개 시작해야"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와 노동조합이 직장폐쇄와 무기한 총파업 돌입으로 강대강 대결에 들어간 가운데 르노삼성의 소수노조인 새미래노조가 “현실을 직시할 때”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데일리

고용환 르노삼성차 새미래노조 위원장 (사진=새미래노조)




르노삼성의 소수 노조인 새미래노조의 고용환 위원장은 1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경영상황이 어려운데 교섭대표 노조가 총파업을 결정한 건 무리하고 성급한 판단이며 스스로 목줄을 죄어 고용불안의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이라며 “노조는 안타깝고 억울해도 현실을 직시하고 협상에 매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 2012년 르노삼성 제1노조의 대표를 맡았던 인물로 당시 파업을 주도하기도 했지만 이번 총파업에 대해선 강경하게 비판하는 입장을 취했다. 고 위원장은 “노사 모두 평행선을 타고 있는데 합의점에 도달하는 것도 쉽지 않아 현 상황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인다”며 “고객이 등을 돌리고, 르노그룹에서 바라보는 부산공장의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대표노조와 사측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대표노조의 파업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를 들어 대표노조가 조합원 다수의 뜻에 따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 위원장은 “예전에 파업했을 땐 조합원의 파업 참여율이 90%에 가까웠고 우리 요구사항에도 정당성이 있었다”며 “지금 대표노조의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은 30%도 되지 않는데 이같은 상황에서 파업을 지속하는 건 소수 때문에 다수가 피해를 보는 형국”이라고 했다. 이어 “대표노조의 기본급 인상 주장엔 동의하지만 물량이 감소하고 향후 물량배정이 어려운 현 시점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건 타이밍을 놓친 것”이라며 “대표노조의 리더십 부재와 조직운영 미숙으로 노노갈등이 심화된 것도 큰 실”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고 위원장은 “쟁의 행위를 해 사측에 타격을 줘야만 조합의 요구가 관철된다는 구시대적 방식에 동의하지 않으며 교섭대표는 설득력 있는 논리가 뒷받침돼 협상력을 가져야 한다”고 대표노조에 당부하기도 했다. 사측에 대해선 “이번에 2년치 동결을 하게 되면 10년간 6년을 기본급 동결을 하게 되는 것인데 회사는 기본급 인상을 수용해야 한다”며 “올해 당장 인상이 되지 않는다면 향후 어떤 형태로 단계적 보상을 해 줄건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은 총체적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판매부진으로 고전하고 있고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금 및 단체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XM3의 본격적인 유럽 수출을 앞두고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노사 갈등으로 기회를 날릴 위기에 처했다.

고 위원장은 “사측이 3년간 이어져온 노조 집행부의 협상방식을 알고 있어 뭔가를 내어줘도 또 다른 요구조건을 제시해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 같다”며 “현 집행부의 파행이 불만족스럽더라도 사측도 힘들게 생산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75%의 조합원을 위해 협상 재개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국내 자동차 외투 기업의 노조를 바라보는 날선 시선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그는 “면밀한 사정을 안다면 외투기업의 노동자들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르노삼성과 쌍용자동차, 한국지엠의 노동자들은 현대차와 기아의 자동차 노동자보다 더 높은 생산성과 효율을 내는데 실질적 처우에서 많이 뒤처지고 있다”고 했다.

새미래노조는 향후 사측과 대표노조의 갈등에 대해 중재자로 나설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파업에 대한 결과물이 없는 상황에서 염증을 느끼며 노사마찰과 노노갈등에서 벗어난 일상의 회사생활을 하고 싶어한다”며 “하루 속히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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