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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장중 1130원도 깨졌다…미국발 인플레 공포, 수퍼달러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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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發 인플레 우려 속에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15.33포인트(1.59%) 내린 951.77, 원·달러 환율은 원 4.6오른 1129.3원에 장을 마쳤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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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가 원화 값 하락으로 돌아왔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치는 전날(1124.7원)보다 4.6원 하락한 1129.3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1082.1원) 비교하면 4.4% 하락했다. 장 초반에는 달러당 1132원까지 밀리며 1130선이 깨지기도 했다. 원화 약세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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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하는 원화값.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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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로 원화 값이 하락한 데는 12일(현지시각) 미국의 소비자물가 급등 때문이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4.2%오르며 2008년 9월(4.9%) 이후 13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며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안전자산인 달러에 돈이 몰렸다. 인플레이션 양상이 거세면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 모드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 것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국채 금리는 급등(국채가격 하락)했다. 특히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12일 연 1.69%로 하루 사이 0.07%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도 원화값 하락을 압박하고 있다. 외국인의 3일 연속 ‘팔자’ 행진에 코스피도 맥을 못 추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25% 하락한 3122.11에 마감했다. 동학개미(개인투자자) 홀로 1조4537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외국인의 순매도(1조4580억원)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이 지난 11일부터 3일 동안 팔아치운 주식만 6조원을 넘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1.59% 하락하면서 951.77로 주저앉았다.

당분간 원화 흐름은 달러의 오름세에 달려 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12일 90.71로 연초(89.94)보다 0.86% 상승했다. 달러인덱스가 오를수록 주요 통화보다 달러값이 비싸진다는 의미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수퍼 달러(달러화 강세 현상)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은 나뉜다. 하반기로 갈수록 ‘달러가 힘을 받는다’는 낙관론과 ‘달러 상승 압박은 일시적이다”는 중립론이 팽팽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 주요 소비재기업이 이미 소비자가격 인상에 나섰다”며 “물가 오름세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 Fed가 예상보다 빠르게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Fed의 통화정책 흐름이 바뀌는 시기를 오는 8월 전후로 예상했다. 원화값은 달러당 117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채권금리가 치솟는 등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달러 강세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달러 오름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많다. Fed의 주장대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요인이 큰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는 쪽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물가가 들썩이는 것은 기저효과일 뿐 여름 지나면 가라앉을 것”이라며 “일방적 달러 강세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 국내외 인플레이션 조짐은 예상된 수준으로 금융시장에 일부분 반영됐다”며 “달러 강세로 원화값이 하락하는 움직임이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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