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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8만전자 붕괴…韓 日 대만 반도체주 급락, 투자자들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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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동치는 글로벌 자산시장 ◆

매일경제

13일 코스피가 `미국발 인플레이션 공포`로 전일 대비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에 거래를 마친 가운데 한 시민이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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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경기를 반영하는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격일로 4%대 급락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술주를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이 고심에 빠졌다. 자동차용 칩을 시작으로 노트북·휴대폰 등 전자제품 대부분의 분야에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일자 반도체 기업 주식을 앞다퉈 사들였는데 오히려 주가 낙폭만 커졌기 때문이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민 주식'으로 불리는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보다 1.88% 떨어진 7만8500원에 마감했다. 8만원 장벽이 무너지면서 이번주(10~13일) 들어 5.65% 하락했다. 이날 도쿄 증시에서는 자동차 반도체 업체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주가가 2.73% 떨어졌고, 대만 증시에서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2.32% 하락했다. 이달 한국인 매수·순매수 2위에 오른 상장지수펀드(ETF)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는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와 주요 기업들 주가를 3배 레버리지를 두고 추종하는 종목이다 보니 개별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보다 낙폭이 훨씬 컸다.

뉴욕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서는 반도체 주가의 고전이 두드러졌다. 미국이 한국·중국·대만에 치우친 파운드리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의도로 '반도체 주권'을 강조하고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철강·구리 등 원자재 시세 급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인플레이션 예상과 더불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시 치솟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규모 축소)이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우려 속에 최근 기술주가 급락세를 보였지만 반도체는 또 다른 사정이 더해진 셈이다.

지난 10일 대형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비벡 아르야 연구원은 고객 메모를 통해 "최근 반도체주 하락세를 농담으로 볼 수는 없지만 조 바이든 정부가 미국 반도체 산업 키우기에 나선 만큼 기회는 있다"고 낙관론을 내비쳤다. 아르야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특히 게임용 PC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업체를 비롯해 중소형 반도체 업체들 전망이 비교적 괜찮다"고 언급했다. 반도체를 필수로 하는 기술주 낙폭은 두드러졌다.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2주가 안 되는 동안 뉴욕 증시에서는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가 6.67% 급락했다. 기존 주가 고평가 부담뿐 아니라 반도체 시장 불안감도 작용한 결과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 원자재 시장발 물가 충격 여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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