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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낙마 명단’ 나란히 올랐던 ‘임·박’…박준영만 사퇴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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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수행 중 ‘도자기 사건’ 발생한 점 주목

‘여성 국무위원 비율’ 고려도 작용한 듯


한겨레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으로부터 부인의 도자기 반입 및 판매 과정에서 불법 의혹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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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13일, 여권은 더 이상의 ‘출혈’은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취했다. 박 후보자가 물러나면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요구한 ‘최소 1인 이상 낙마’ 요건이 충족됐다는 것이었다.

민주당은 애초부터 야당이 ‘부적격’하다고 판단한 노형욱(국토교통부)·임혜숙(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장관 후보자 세 명 모두 낙마할 만큼 자질이나 도덕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은 아니었다. 하지만 ‘모두 다 안고 갈 순 없다’는 당 안팎 여론의 압박 속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가족동반 해외 세미나·위장전입·제자와 배우자의 무더기 공동 논문 관련 의혹 등이 제기된 임혜숙 후보자와 ‘도자기 밀수’ 논란을 빚은 박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두 명 다 똑 떨어지는 흠결은 없었다”면서 “의혹 가짓수가 많은 임 후보자와 불법 관련성이 높은 박 후보자 중 누가 물러나야 하느냐를 놓고 고심했다”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박 후보자는 해수부에서 평가가 좋고 능력 있는 분이어서 안타깝다”면서도 “공직 수행 과정에서 도자기를 들여오는 행동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불가피하게 사퇴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 당직자는 “임 후보자의 가족동반 출장 문제는 학계에선 흔히 있는 일이라 의외로 이해하는 분위기인데 박 후보자의 도자기 사건은 사진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고 국민 정서에 안 맞는다”고 설명했다.

임 후보자가 관료 출신이 아니라 삼고초려하여 ‘외부’에서 모셔온 여성 장관 후보자라는 점도 청와대의 결정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 여성 장관 비율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공약해왔으나 강경화(외교부)·김현미(국토교통부)·추미애(법무부)·박영선(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사퇴로 여성 국무위원 비율이 급격히 줄었다. 임 후보자가 임명돼도 여성 장관은 18개 부처 가운데 교육부·여성가족부·환경부 등 4개 부처(22%)에 그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특별연설 질의응답 과정에서 “여성들의 진출이 가장 적은 분야가 과기 분야”라며 “여성들이 진출하려면 그런 성공한 여성들을 통해서 보는 로망, 또는 롤모델 이런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송채경화 서영지 기자 khsong@ha3ㅏ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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