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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팔공산 거목 vs 수락산 묘목…野 당권레이스, 세대대결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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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야기하는 주호영(오른쪽)과 정진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국민의힘 당권 경쟁의 초반 구도에서 세대 대결 양상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가장 뚜렷한 전선은 이준석(36) 전 최고위원과 주호영(61) 의원 사이에 형성됐다.

주 의원이 먼저 견제구를 날렸다. 5선 의원에 원내대표를 지냈으면서도 지지율이 이 전 최고위원에 뒤진 것으로 나타난 최근 여론조사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주 의원은 지난 11일 "에베레스트를 원정하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 되고,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 중간 산도 다녀보고 원정대장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나 초선 도전자인 김웅 의원 등을 겨냥한 것인데, 이들의 정치적 경륜이 짧아 대선을 앞둔 당 대표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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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연합뉴스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최근 서울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5.13 zjin@yna.co.kr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이 "팔공산만 다니던 분들은 수락산과 북한산, 관악산 아래에서 치열하게 산에 도전하는 후배들 마음을 이해 못 합니다"라고 응수했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대구에서만 당선된 주 의원과 달리, 자신은 '험지'인 서울 노원에서 도전을 거듭해왔다는 것이다.

주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13일 '마포포럼'에서 "숲은 거목도 있고 묘목도 있어야 완전한 생태계"라며 "묘목들이 그림자 지니까 (거목은) 비키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거목과 묘목론'을 들면서 "큰 나무가 영양을 빨아들여 작은 나무로 다 보내준다. 다 껴안고 산다"라고도 했다.

자신을 비롯한 중진들을 거목에, 이 전 최고위원과 김 의원 등을 묘목에 빗댄 셈이다. 주 의원과 동갑인 정진석(5선) 의원은 SNS에서 "당의 중진 의원을 아저씨로 불러선 안 된다"고 이 전 최고위원의 발언을 나무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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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홍문표 의원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홍문표 의원이 최근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5.13 toadboy@yna.co.kr



젊음과 경륜, 패기와 관록의 대립 구도는 다른 주자들 사이에서도 나타났다.

도전자 중 최고령인 홍문표(74) 의원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당에 온 지 이제 1∼2년 된 분들에게서 지도자의 경륜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웅(51) 의원은 이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고 하지 않나"라며 "이제는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 당을 이끄는 게 시대에 맞다"고 세대교체론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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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김웅 의원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김웅 의원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5.12 zjin@yna.co.kr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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