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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익사' 정민씨와 친구, 술 9병과 공백 40분…그 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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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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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한강경찰대가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중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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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에서 실종 닷새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의 실종 당일 동선이 잇딴 목격자의 제보로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당일 오전 3시38분부터 4시20분까지의 40분 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민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결과도 나왔다.


4월 24일 오후 10시 30분: 술자리의 시작...소주·막걸리 등 9병 구입

지난달 24일 정민씨는 친구 A씨의 연락을 받고, 밤 10시30분쯤 집을 나서 서울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24일 밤 10시54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 세 차례에 걸쳐 근처 편의점에서 술을 샀다.

당시 구매한 술은 총 640㎖짜리 소주 2병과 360㎖짜리 소주 2병, 막걸리 3병, 청주 2병을 구입했다. 계산은 두 사람이 나눠서했다. 구매한 술을 얼마나 누가 더 마셨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두 사람 모두 만취할 수준으로 마신 것으로 보인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50)는 "경찰로부터 통보받은 혈중알코올농도의 정확한 수치를 알리고 싶지 않다"며 "다만 면허취소 수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전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8% 이상이면 면허가 취소된다.


4월 25일 오전 3시38분 : 정민씨와 친구 동시에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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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22)와 친구 A씨를 사고 당일 현장에서 보았다는 목격자 2명이 추가로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는 11일 목격자 2명을 불러 당일 상황에 대한 진술을 청취했다. 두 사람은 손씨 실종 당일 새벽 드라이브 도중 반포한강공원에 차를 세운 뒤 근처에 앉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전 2시50분쯤까지 현장에 머물렀으며 떠나기 전 손씨 일행의 사진도 찍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손정민씨 부친 제공)/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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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고 동영상 등을 찍었다. 오전 1시45분부터 10분 후까지 두사람이 함께 나오는 동영상이 확인됐다. 동영상 내의 분위기, 목격자의 진술에 따르면 두 사람은 다투지 않고, 우호적인 상황이었다.

오전 2시30분부터 오전 3시38분까지 두 사람을 목격한 복수의 목격자가 있다. 이들에 따르면 정민씨는 누워있거나 앉아있기를 반복했고, 친구 A씨는 한강 쪽으로 구토를 하러가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오전 3시38분, 정민씨는 앉아있었고 A씨는 곁에서 통화하는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반포한강공원의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었다.

A씨는 당시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정민이가 잠이 들어는데 취해서 깨울 수 없다'는 취지의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4월 25일 오전 4시20분쯤 : 취한 채 한강쪽 경사로에서 잠든 A씨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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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A씨가 손정민씨 실종 당일 오전 4시20분쯤 목격된 서울 한강변. /사진제공=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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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3시38분 목격 이후 약 40분 간의 공백이 있다. 오전 4시20분쯤 A씨는 한강변 경사면 잔디 끝부분에서 가방을 메고 잠든 채 목격자에게 발견됐다. 기존에 목격됐던 돗자리에서 약 10m 떨어진 곳이다.

목격자는 자신의 일행을 찾다가 A씨를 발견했고, 경사면에서 잠들어 있는 게 위험해보여서 깨웠다고 한다. A씨가 일어난 뒤에는 한두마디 말도 나눴다. 당시 목격자는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로, A씨의 인상착의를 잘 기억하고 있었다.

목격자에 의해 일어난 A씨는 4시33분 반포한강공원 토끼굴 CCTV에서 한강공원을 나서는 모습이 찍힌다. 직전인 4시30분쯤 A씨의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를 않았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통화한 3시30분과 어머니가 부재중 전화를 남긴 4시30분 사이 두 사람의 휴대전화가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친구 A씨의 휴대전화는 아이폰8 스페이스그레이 색상으로 현재 경찰이 한강에서 수색 중이다.


4월 25일 오전 4시50분 : 집에 도착한 A씨, 가족과 함께 한강공원으로

친구 A씨는 택시를 이용해 집으로 갔고, 오전 4시50분 집에 도착했다. 이후 A씨는 가족과 함께 한강공원으로 갔다. A씨는 '정민씨를 찾기 위해 한강공원으로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5시50분부터 한강공원에서 찍힌 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만취한 듯 갑자기 주저앉거나 바닥에 드러눕는 모습 등을 보였다. A씨 친구의 어머니는 앞서 5시30분쯤 정민씨가 집에 들어왔는지, 찾아봐야할 것 같다는 내용의 전화를 정민씨 가족에게 했다.


경찰 목격자 진술 확보, 친구 A씨 프로파일러 면담 진행...정민씨 사인은 익사

경찰은 지난달 25일 오전 3시38분부터 오전 4시20분 A씨가 발견 사이에 두 사람의 행적에 집중하고 있다. 가치가 있는 내용의 제보와 주변 CCTV 등 조사 중이다.

친구 A씨에 대한 조사도 추가로 진행했다. 지난 9일 10시간 가까이 조사한데 이어 지난 12일 프로파일러와 함께 면담을 진행했다. A씨는 경찰의 조사 요구에 협조적으로 응하고 있으며 2번의 조사 모두 변호사와 함께 왔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또 친구 어머니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했고, 친구 아버지의 휴대전화도 임의 제출 받아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또 친구 A씨의 노트북과 25일 새벽 한강공원으로 향할 때 이용한 차량의 블랙박스도 확보해 포렌식했다.

정민씨의 사인은 부검결과 익사로 추정된다. 머리 뒷편에 있던 상처는 사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국과수는 결론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정민씨가 실종됐던 당시 인근 CCTV 54대와 154대 차량의 블랙박스를 분석 중"이라고 했다.

손현씨는 "부검 결과가 익사로 나온 것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아이가 술을 마시고 어떻게 물에 들어갔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3시40분~4시20분 사이 정민이 행적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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