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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당 주도' 박준영 사퇴…'국민 눈높이'로 文에 고개저은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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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the300]대통령 임기말 당 주도 당청 관계 가속 전망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박병석 의장에게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인준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를 요청하고 있다. 2021.5.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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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검증 실패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결과는 '국민 눈높이'를 내세운 여당의 요구가 관철된 모양새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들어선 신임 지도부가 변화와 쇄신을 앞세워 일단 청와대에 내민 청구서다. '거대여당'의 일방적인 국정운영에서 달라지겠다는 건데 대통령 임기말 당 주도의 당청 관계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민 눈높이 맞지않아 불가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의사를 밝힌 데에 "안타깝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불가피하게 사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송 대표가 그동안 후보자와 관련한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수렴해왔고 문재인 대통령에 전달하며 소통해왔다"며 "후보자 역시 어려움 끝에 후보직에서 사퇴했고 문 대통령 역시 고심 끝에 결정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그동안 야당이 '부적격' 판단을 내린 박 후보자·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3인에 대해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해왔으나 대외적로 언급은 피했다. 지도부가 청와대에 후보자 일부에 대한 지명철회를 요청했다는 보도도 부인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장관 후보자 3인을 모두 임명하면 안된다는 기류가 일찍부터 흘렀고 송 대표도 이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양한 소통경로로 청와대 측에 여당 분위기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4주년 취임 특별연설에서 후보자 3인을 일일이 거명하며 발탁 이유를 설명하자 임명 강행을 밀어부치는 청와대와 이를 거부하는 여당 간 갈등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때 초선 의원들이 총대를 맸다. 재보선 참패 후 가장 먼저 당 쇄신에 목소리를 냈던 것처럼 초선들이 이번에도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엄격한 잣대를 존중해야 한다"며 신임 지도부에 힘을 실어줬다.

여기에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김영배 최고위원 역시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에게 결정적 하자가 없지만 야당의 발목잡기, 정쟁에 더이상 여당으로서 책임을 방기할 수 없다"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결단해줄 것을 청와대와 지도부에 촉구했다"고 거들었다.


장관 후보자 1명 자진사퇴에 나머지 단독처리?


'대여 강경 투쟁 기조'를 앞세워 출범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지도부는 장관 후보자 3인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까지 연계해 '부적격'으로 몰았다. 이에 여당이 '무더기' 단독 처리로 내몰리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고, 지도부가 전략적 판단을 강요받게 됐다는 게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에서 애초에 김부겸 후보자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통과시켜주겠다고 했었는데 갑자기 강경 기조로 바뀌어서 네 명다 부적격 입장으로 통과 불과가 된 것"이라며 "여당이 무더기 단독 처리한다는 '프레임'을 덮어씌우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상황에서 장관 후보자 3명을 모두 임명 강행할 경우 여론의 화살이 또다시 여당에게 향해지게 될 것을 우려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신임 지도부가 재보선 참패에도 일방적인 독주가 바뀌지 않았다는 비판을 고스란히 떠앉게 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릴 수 있었다는 의미다.

어차피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이나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에 대한 국민의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워 여당의 단독 처리가 불가피하다면 장관 후보자 한두명이 자진사퇴하는 모습을 보여야 그나마 여당으로선 국민들 앞에 명분이 생긴다.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박준영 후보자가 사퇴한만큼 나머지 장관 후보자 두분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상임위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을 추진하려고 계획 중"이라며 야당과 협의없이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늘 중에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당청 관계 재설정 가속화


문 대통령이 임명 의지를 보이며 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한 장관 후보자에 대해 여당에서 부적격 목소리가 나와 끝내 낙마하게 된 것은 그동안 원팀·원보이스 기조를 유지해왔던 당청 관계가 변화를 맞게 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 직후 "대통령은 처음부터 국회 논의를 존중하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며 "민주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통해 들은 당내 여론과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의 간극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당 안팎에선 비주류인 송 대표가 여당의 방향키를 잡게 되면서 예상된 결과가 아니였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 직전까지 친문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강병원 최고위원과 윤건영 의원은 "보수언론과 야당이 안 된다고 하니 1명 정도 탈락시키자는 접근은 옳지 않다", "여당에서 장관 후보자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청와대에 전달할 수 있지만, '최소한 1명은 부적격'이라는 표현이 아쉽고 납득하기 힘든 지점"이라며 당청 간 불협화음에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기도 했다.

당청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최근 부동산 정책 기조를 두고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조 유지 필요성을 언급하자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곧바로 "실수요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세제개편을 포함해 논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맞받아친 것이 대표적이다. 송 대표는 재선 의원 모임에서 청와대가 정책을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 대선주자가 확정되면 정책 주도권이 대선주자 어젠다로 재정비되면서 정책 기조가 대폭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도층을 견인하기 위해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 문재인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기조가 확 변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때 당청 간 관계가 역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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