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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 한국 설립 소식에 대학가는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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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250억원 투자해 국내에 개발자 아카데미 개소... 애플 특화 개발자 단기 육성

대규모 해외 투자 유치 위한 대학 간 물밑 경쟁, 정부의 유사 프로젝트와 비교

아주경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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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한국에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Apple Developer Academy)'를 세우는 계획을 공개함에 따라 이를 유치하기 위해 대학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년간 약 250억원에 달하는 투자액과 함께 전 세계 1위 IT 기업인 애플과 협력하는 것을 대외에 강조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13일 애플은 개발자 아카데미를 한국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3년 브라질에서 처음 시작된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는 현재 브라질,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등 3개국에서 12곳을 운영 중이다. 애플 전문가와 개발자 멘토가 교육생에게 애플 소프트웨어(SW) 개발, 비즈니스, 마케팅, 디자인, 사용자 경험(UX) 교육을 제공하고, IT 기업에 취업 자리도 알선한다. 이들 교육생이 1500개 이상의 앱을 만들고 16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성과를 냈다.

구체적인 개발자 아카데미 운영 계획이 나온 미국과 달리 한국은 운영에 관해 아직 공개된 정보가 없다. 애플이 공동 운영할 국내 대학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파트너인 미시간 주립대와 비슷한 규모와 인지도를 갖춘 국내 대학을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지원 계획에 따르면 개발자 아카데미는 약 250억원을 투자해 3년 동안 확정 운영된다. 이행 기간이 종료된 뒤에도 지속해서 인력 지원과 자금 투자를 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국내 대학 입장에선 흔치 않은 글로벌 IT 기업의 대규모 투자 유치 기회다. 그동안 몇몇 대학이 투자를 끌어낸 적은 있지만, 대부분 지사에서 소액을 투자받은 사례다.

때문에 개발자 아카데미 유치를 위한 대학 간 눈치 싸움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애플이 계획안을 들고 국내 대학을 찾아다녔지만, 지금은 대학 측에서 먼저 애플에 제안하는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선 애플의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국내 대학은 몇 군데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에 따르면 개발자 아카데미는 연 200여명을 선발해 9개월~1년간 교육을 진행한다. 중간에 쉬는 기간 없이 주 20시간씩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러한 대규모·집중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애플은 대학 측에 상당수의 운영 지원 인력과 대학 캠퍼스와 별개의 교육 시설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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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대학 선정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연내 개발자 아카데미 개소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개발자 아카데미의 경우 지난 1월 협력을 발표한 후 4개월의 준비 과정을 거쳐 5월 초부터 교육생과 멘토 모집을 시작했다. 7~8월 1기 교육생을 선발한 후 가을학기인 10월 4일부터 교육을 시작한다. 국내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이보다 반년 늦은 내년 2~3월부터 교육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누구나 개발을 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학력이나 나이 제한을 두지 않는다. 코딩 경험이 없어도 성인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대면 면접을 하고 영상 콘텐츠 제작 능력을 확인한 후 애플과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뽑을 계획이다. 교육은 전액 무료로 진행되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겐 장학금도 지급한다. 교육생이 만든 앱은 매년 6월 열리는 애플의 연례개발자행사 WWDC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된다.

한 개발자는 "정규 교육과정은 아니지만 학사급 이상의 개발자를 단기 육성한다는 점에서 개발자 아카데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서울시가 추진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와 비교를 피할 수 없다. 자기주도형 학습으로 여러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는 개발자를 육성하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와 달리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는 스파르타식 집중 교육으로 애플 플랫폼에 특화된 개발자를 육성하는 게 목표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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