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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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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850억' 그녀도 하차한다, 20년만에 폭로 터진 美토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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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 토크쇼 진행자 엘런 디제너러스가 20년 가까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진행해온 쇼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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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토크쇼를 해온 스타 진행자 엘런 디제너러스(63)가 프로그램 폐지를 선언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그의 연봉은 7500만달러(약 848억4000만원)로 추정된다. 오랫동안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지켜온 정상급 진행자인 그도 피해가지 못한 게 있었으니, 제작진의 갑질 논란이다. 지난해 제작진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뒤 시청률이 급감했고, 결국 쇼를 접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디제너러스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프로그램 하차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창의적인 사람은 새로운 도전을 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이 토크쇼를 진행하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 9월 시작해 현재 시즌18까지 진행된 쇼는 내년 시즌19를 마지막으로 끝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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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가 엘런쇼에 출연해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말춤을 가르쳐주는 모습. [엘런쇼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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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본 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유명한 ‘엘런 디제너러스 쇼’는 미국 NBC의 간판 프로그램이자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비욘세, 마돈나, 존 트라볼타 등 연예인부터 버락·미셸 오바마 부부 같은 정치인까지 유명 인사들 섭외에 성공하면서 부동의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이 됐다. 특히 인터뷰와 게임, 춤을 추는 컨셉으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2012년엔 가수 싸이가 깜짝 손님으로 출연해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강남 스타일’의 말춤을 가르쳐줘 화제가 됐다. 방탄소년단도 2017년 엘런 쇼에 출연했다.

토크쇼 분야의 최고 자리를 지켜온 그가 하차를 결정한 건 ‘제작진 갑질 논란’으로 시청률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프로그램의 전·현직 제작진 30여 명은 “직장 내 괴롭힘과 인종차별에 만연했다”고 폭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쇼를 엘런의 집에서 촬영하게 됐는데, 이때 노조에 소속되지 않은 인력을 따로 고용해 논란이 됐다. 거기다 프로듀서들이 흑인 제작진을 무시하거나,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추가 폭로도 나왔다. 당시 한 제작진은 “엘런 쇼에서 일하기 위해선 영화 ‘악마가 프라다를 입는다’ 속 배경처럼 혹독한 환경을 견뎌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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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런 디제너러스는 2016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기도 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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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너러스가 제작진을 대표해 사과했지만, 시청률 하락은 피하지 못했다. NYT는 설문조사업체 닐슨을 인용해 “2020~2021년 동안 시청자 수가 44% 가까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6개월간 광고 수익 역시 22%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영국 가디언도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청률이 각각 59%, 50%씩 하락했다”고 전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출신인 디제너러스는 1980년대 연극배우로 데뷔해 스탠드업 코미디, 시트콤,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특히 진행 능력을 인정받아 2003년 엘런 디제너러스 쇼를 열었고 ‘오프라 윈프리 쇼’ 이후 최고의 낮 시간대 토크쇼라는 명성을 얻었다. 디제너러스는 이 쇼로 텔레비전 방송계의 아카데미상 격인 에미상을 60여 차례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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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런 디제너러스는 2008년 동성 연인인 배우 포샤 드로시와 결혼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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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너러스는 97년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공개한 성 소수자다. 동성 간 결혼이 미국 일부 주에서 합법화된 뒤인 2008년, 배우 포샤 드로시와 결혼했다. 2014년엔 성 소수자 매체 아웃매거진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성 소수자’ 순위에서 팀 쿡 애플 CEO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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