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유엔 "한국기업, 신장위구르 인권침해 연루 가능성"…韓 "사실 아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韓뿐만 아니라 14개 주요국에 일괄 성명

기업들 유엔 보고서측에 소명

[이데일리 정다슬 피용익 기자] 유엔 인권보고관들이 삼성과 LG 등 한국기업들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침해와 관련된 기업들로부터 제품을 구매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한국정부와 기업에 해명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이 정보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13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우리 정부는 “한국의 기업들이 신정 지역을 포함한 중국 내 공급망 등을 통해 인권 침해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관의 질의에 이같이 회신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서한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총 14개국에 대해서도 일괄적으로 송부한 것”이라며 “질의 취지에 따라 우리 정부가 우리 기업의 인권존중 확보를 위해 취해 온 그간의 법적이고 정책적인 노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2일 보고관들이 우리 측에 보낸 질의서에 따르면 보고관들은 휠라, 해지스, LG, LG디스플레이, 삼성 등을 지목했다.

이데일리

3월 12일 유엔 인권보고관들이 한국측에 보낸 질의서 일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기업들이 연루됐다는 주장에 대해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신장 위구르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와 노동법 위반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신장 및 중국 내 기업들로부터 제품을 조달하는 한국기업들이 자신의 공급망에서 인권 침해가 이뤄지는지 제대로 점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고관들은 한국 정부에 기업들이 사업 운영과 공급망에서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시행 중인 법적·정책적 조치를 취하고 향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문의했다. 또 공공조달 부문에서 위구르족 인권 침해와 관련 있는 기업으로부터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국내 기업에서 인권 침해를 당한 해외 피해자들이 한국 사법 프로세스 내에서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는지도 알려달라고 했다.

보고관들은 한국 정부와 별개로 언급된 기업들에게도 질의서를 보내 소명을 요청했으며 일부 기업은 이미 회신을 완료했다.

삼성 관계자는 “유엔의 인권 관련 노력을 지지하며 앞으로도 잘 살펴보겠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역시 해당 사실이 없다는 내용으로 이달 초 답신했다. LG 관계자는 LG전자는 신장 위구르 지역 대상 협력사가 없고, LG디스플레이는 언급된 협력사 2곳 중 1곳은 거래관계가 없으며, 다른 1곳은 2020년 무렵 거래가 끝났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갭(Gap)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신정지역에 대한 성명. 신장을 거친 모든 생산품, 재료 등은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GAP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중 갈등 심화와 더불어 강제 노동 의혹이 있는 신장 위구르 쪽 제품을 사용할지 여부는 글로벌 기업들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H&M, 나이키, 아디다스, 갭(GAP)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는 신장 위구르 지역의 목화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중국에서는 이들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무인양품은 지난해 신장 현지 면화 농장을 조사했을 때 실질적인 인권 침해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신장 면화 사용이 오히려 위구르족 주민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휠라차이나 역시 신장 위구르 목화를 사용하지 말자는 주장을 지지하는 BCI(Better Cotton Initiative)의 탈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휠라차이나는 휠라홀딩스와 중국 패션그룹 안타스포츠의 합작회사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