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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결국 의장직 박탈당한 체니…반트럼프 투쟁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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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 "트럼프 재선 총력 저지"

내년 중간선거서 반트럼프 인사 지원할 듯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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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미국 공화당이 당내 서열 3위로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였던 리즈 체니 하원 의원총회 의장을 지도부에서 쫓아냈다. 이에 체니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는 운동을 이어나갈 것임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12일(현지시간) 투표를 통해 체니 의장을 지도부에서 축출하는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회의에서 결정이 이뤄지기까지는 20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공화당 인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체니 의장의 비판이 당의 통합을 저해한다며 지도부에서의 축출을 주장해왔다.


결국 체니 의장의 축출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공화당의 선언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2022년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대중적 인기가 높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체니 의장은 현재 매카시 원내대표와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총무에 이은 서열 3위다. 그는 공화당 의원 모두가 소속된 의원총회의 의장으로서 원내대표를 뽑는 의원총회 투표를 관리하고 공화당의 주요 정책과 법안 추진 계획 등을 논의하기 위한 각종 회의를 주재하는 역할을 맡는다. 체니 의장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통령으로 여겨지는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기도 하다.


부친이 공화당 행정부에서 2009년 1월 8년간의 부통령 임기를 마친 지 10여년 만에 당내에서 승승장구하던 딸이 지도부에서 내쳐지게 된 셈이다.


앞서 체니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조작 주장을 허위라 비난하면서 지난 1월 지지자들의 의회난입 사태에 따른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9명의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체니 의장은 의장직을 박탈당하면서도 내년 중간선거에서 재선 도전을 천명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항하는 역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니 의장은 이날 지도부 축출이 결정된 후 "새빨간 거짓말과 헌법을 (함께) 끌어안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보수의 근본 원칙으로 공화당을 돌려놓기 위한 싸움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 근처에 다시 얼씬도 못하도록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反)트럼프 투쟁의 일환으로 내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대편에 선 후보들을 지원 사격할 것으로 보인다. WP는 체니 의장의 측근을 인용해 "내년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하는 사람들 중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정치적 혹은 재정적 방법으로 지원하는 것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체니 의장의 후임으로는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이 유력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이미 지지를 공개표명한 상태인데 일각에서는 '충분히 보수적이지 않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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