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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머스크 때문에 팔 타이밍 놓쳤다" 코인 투자자들 뿔났다 [2021 서울 머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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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관람객들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홀B에서 개막한 2021 서울머니쇼 개막 전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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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코인으로 자기 돈 챙기려는 사람으로 밖엔 안 보여요."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발언 한 마디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급락한 13일 오전 투자자들은 뿔이 단단히 났다.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투자 손실이 큰 만큼 욕설도 서슴치 않았다.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서울머니쇼'에는 이른 아침부터 다양한 투자자들로 붐볐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1·2위인 업비트, 빗썸 부스 인기가 가장 많았는데, 모여든 이들 사이 단연 화제는 머스크가 돌연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선언한 것이었다.

빗썸 부스 앞에서 만난 장모(58·여)씨는 "머스크는 테슬라 힘을 이용해 자꾸 투자자들을 혼돈에 빠트리는 것 같다"며 "결국 자기 주식 챙기려는 것 아니겠냐"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자신을 '코린이'라고 소개한 대학생 박모씨는 "제가 코인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머스크 발언에 너무 화가 난다"며 "테슬라 차나 잘 만들 것이진..."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는 "군대 제대 후 모은 돈으로, 사실상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는데, 머스크 말 한 마디에 쭉 떨어졌다"며 "비트코인, 도지코인 모두 고점에 샀고, 이걸 팔아야 수익이 나는데 머스크 한 마디에 가격이 떨어지니 계속 팔 타이밍을 못 잡고 있다"고 말했다.

70대인 김모(남)씨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머스크 자체는 참 대단한 사람인데 영향력에 비해 그렇게 경솔하게 말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의 큰 변동성 때문에 아예 투자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이도 있었다. 경기도 용인에서 왔다는 이모(27)씨는 "머스크 말 한마디에 이렇게 급락하거나 급등하는 가상화폐 모습을 보면 너무 투기성이 강하다"며 "투기성이 어느 정도 잡히면 투자할 의향은 있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머스크 발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다.

가상화폐 자체가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에서 머니쇼를 듣기 위해 올라온 30대 이모(여)씨는 "(가상화폐의) 변동성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굳이 머스크가 아니더라도 가상화폐 변동성은 크지 않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김모(남)씨도 "머스크 발언에 크게 의미두지 않는다"며 "가상화폐 자체가 그런 유명인 발언들로 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 것이니까"라며 가상화폐 급락장에도 초연함을 보여줬다.

가상화폐 투자를 애초에 '투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모(29·남)씨는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전 애초에 가상화폐를 투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투기한다고 생각하니 대박이 터질 수 있는 로또 정도로, 그래서 여윳돈으로 재미삼아 하는 것이어서 잃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by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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