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역대표부 대표 "백신업체, 영웅이 돼라" 지재권 면제 호소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지를 표명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한시적 면제 방안이 미국 내 거센 반대에 직면한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지지 입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와 제약회사들은 '당장 세계를 구할 의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유예 방안을 지지,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생산하는 미국 제약사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며 "내가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지재권 면제로 그들이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5일 백신 지재권 보호를 유예해야 한다는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사회의 제안을 지지한다고 밝힌 뒤, 공화당 의원들과 미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카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실제 스티브 다인스, 리처드 버 상원의원을 비롯한 많은 공화당 의원들과 제약사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지재권 유예 방안에 반대 입장을 피력하며 "지지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재권을 한시적으로 면제해주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같은 나라들도 미국의 백신 데이터를 가져갈 수 있게 된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제약사들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방안을 시행한다면 백신 개발을 위해 투자한 수십억 달러의 미국 투자금과 과학자들이 수년간의 노력으로 쌓아올린 노하우가 물거품이 된다며 "이는 중국과 러시아 등 미국의 기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국가들에게는 횡재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타이 대표는 이와 관련 "지재권 유예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기술을 도둑질하게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을 종식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줌으로써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며 "대유행을 종식시키는 것은 앞으로 어떤 무역 정책에서도 필요한 첫 단계"라고 덧붙였다.

다만 WTO와의 협상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협상 체결까지는 앞으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타이 대표는 말했다.
dahye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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