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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광기 "신종플루로 떠난 석규, 사망보험금 도저히 쓸 수 없더라" (사랑을 싣고)[전일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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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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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이광기가 30년 만에 연기 스승과 재회했다. 그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떠난 큰 아들 석규를 추억했다.

12일 방송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37년 차 배우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이광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이광기는 "84년 고1 때 다닌 연기학원의 이용구 원장님을 찾고 싶다. 일생일대의 오디션 기회를 얻게 해주셨다. 덕분에 드라마 '고향'에 하희라의 친구로 데뷔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아버지가 당시 당뇨로 투병생활을 해서 어머니가 생계유지를 하던 때였다. 5남매 중 막내라 짐을 덜어드리려고 피나는 노력을 했다. 버스가 끊기기 전까지 연기 연습을 했는데 나를 좋게 보셨는지 학원을 떠난 후에도 보호자처럼 챙겨주셨다. 촬영 현장에서도 이따금씩 들러서 삼촌처럼 살뜰하게 챙겨주셨다"며 "그런데 군대를 다녀온 후 공백기가 생기면서 연락이 끊겼다. '태조 왕건'에 출연하고 잘 돼서 선생님을 만나러 갔는데 학원이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전설의 고향' 속 인기 에피소드인 '내 다리 내 놔'의 귀신이 이광기라는 비하인드도 전했다. 이광기는 "대본 첫 장을 넘기는데 세 번째에 내 이름이 있더라. 주연급이라는 생각에 좋아했는데 대본의 3분의1이 '내 다리 내놔'였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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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기는 "당시에는 아역 연기자가 없어서 안정훈과 제가 활동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군대를 다녀오니까 예전처럼 선택을 안 해줬다. 당시 저랑 연애했던 여자가 있었는데 '오빠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하길래 자존심이 상해서 포장마차를 시작했다. 그 사람이 지금의 아내다. 포장마차를 하고 있는데 '전설의 고향' 김종선 감독님이 나타나서 대하사극하는데 같이 하자고 했다. 그 작품이 '태조 왕건'이었다"고 밝혔다.

이광기는 '태조 왕건'으로 33세의 나이로 데뷔 16년 만에 신인상을 수상하며 뒤늦게 빛을 봤다. 그러나 배우로 자리 잡은 것도 잠시 2009년 7살이던 아들 석규가 신종플루로 세상을 떠나면서 인생에 큰 시련이 찾아왔다. 이후 아이티로 봉사활동도 떠났던 그는 "아이 사망 보험금이 들어왔는데 쳐다볼 수가 없고 쓸 수가 없었다. 마침 아이티에 지진이 나서 보험금으로 세상에 좋은 일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2012년에는 기적처럼 석규 동생 준서가 태어났다. 이광기는 "준서가 커서 지금은 석규 형 나이보다 많아졌다. 한 번도 입 밖에 낸 적은 없었지만 7살이 되니까 무척 불안했다. 준서도 내가 불안해하는 걸 느꼈는지 '아빠 나 이제 8살 됐으니까 걱정 마'라고 말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방송 말미 이광기는 신인상을 받은 KBS 홀에서 이용구 선생님과 재회했다. 선생님은 "광기야 이렇게 만나니까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고, 이광기는 "너무 늦게 찾아뵈서 죄송합니다"라며 큰 절을 올렸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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