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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네이버·카카오에 맞서라…신용카드사 ‘오픈페이’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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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카드사, ‘앱카드 상호 연동’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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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진수 기자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카드업계가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와 맞서기 위해 손을 잡았다. 한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다른 은행 계좌의 입출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오픈뱅킹’과 동일한 방식의 ‘오픈페이’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그간 카드업계는 경쟁 업체들과 협력을 최대한 피해왔다. 하지만 빅테크라는 새로운 적수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롯데·우리)와 BC·NH농협카드는 지난달 열린 여신금융협회 카드사 모바일 협의체 회의에서 ‘앱카드 상호 연동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규격’ 개발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현재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 업체가 주도하는 간편결제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경쟁사끼리 손잡기로 한 것.

간편결제는 금융소비자의 스마트폰에 미리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를 등록해두고, 단말기를 접촉하거나 바코드 인식, 지문 인식, 비밀번호 입력 등을 통해 결제하는 서비스다. 대표적인 간편결제 서비스로 네이버가 서비스하고 있는 ‘네이버페이’나 카카오의 ‘카카오페이’가 있다.

이번에 카드사들이 진행하는 것은 간편결제 서비스와 은행권에서 실시하고 있는 ‘오픈뱅킹’을 합친 서비스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 롯데카드 앱에서는 자사 카드 외에 다른 카드사들의 카드는 등록할 수 없었다. 이번 서비스 구축을 통해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와 마찬가지로 카드사들끼리 운영하는 앱 안에 모든 카드의 등록이 가능해 지는 셈이다.

카드업계는 업체간의 상호 협력을 피해왔다. 당장 경쟁하고 있는 업체와 손을 잡는 대신 시중은행이나 타 업권과 업무협약을 통해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는 마케팅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카드업계가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배경에는 그간 유지됐던 전자결제 시장 속 빅테크가 새로운 경쟁자로 나서면서 업계의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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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신용카드 앱에서도 카카오페이와 같은 방식의 결제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사진=쿠키뉴스DB

실제로 간편결제 시장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기존 카드사들의 시장규모를 잠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일평균 간편결제 서비스 건수는 1455만건, 이용 금액은 4492억원이었다. 전년보다 각각 44%, 42% 증가한 규모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쿠페이(쿠팡) 등의 빅테크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이용 금액 비율은 65.3%로 절반을 넘는다. 여기에 금융위원회는 간편결제사들이 신용카드처럼 월 30만원까지 후불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면서 카드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아직 각사의 카드 앱을 연동하자는 계획은 원칙적 차원에서의 합의만 이뤄진 상태다. 논의 자체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됐지만, 카드사마다 이견이 갈리면서 ‘오픈페이’는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체간 서로 경쟁상대로 여겨왔던 만큼 당장 오픈페이에 대한 큰 진전은 없었다. 대형 카드사보다 중소형 업체 사이에서 경쟁 카드사에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업계에서는 빅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경쟁관계에 있었던 카드사들도 공동 대응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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