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文,'임·박·노' 청문보고서 재송부요청…여야 협상이 변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국회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박준영 해양수산부ㆍ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14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국회가 애초 시한인 10일까지 세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청와대에 보내지 않은 데 따른 요청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가 시한을 넘길 경우 대통령은 열흘 이내에서 기한을 정해 재송부요청을 할 수 있고, 대통령이 정한 기한내에 국회가 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대통령은 장관을 그대로 임명할 수 있다.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제20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치권에선 “야당이 반대하는 장관 후보자 3명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임명 강행 수순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재송부 요청 직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3명 전원에 대한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것은 문 대통령이 ‘전원 임명’이라는 원안대로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안을 다음주까지 마냥 끌고가서는 안 된다는 청와대 내부의 공감대가 있었다”며 “다만 여당에서 ‘협의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위한 시간을 준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내에도 ‘3명 전원 임명’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숫자가 반대하는 의원들 보다 더 많고 10일 의원총회도 비슷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파악했다"고도 덧붙였다.

청와대 내부엔 이처럼 큰 변수가 없는 한 세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할 것이란 기류가 우세하다.

문 대통령이 실제로 야당 동의 없이 세 후보자들을 모두 임명할 경우 현 정부 들어 강행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현재 29명에서 3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날 청와대의 재송부 요청안이 국회에 전달된 시간은 오후 2시 20분께다.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불과 10분 앞둔 시점이었다. 그래서 여권에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분명한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라고 요구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의 뜻이 전달된 뒤 만난 여야 원내대표들은 후보자들의 거취와 관련된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윤호중(오른쪽)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국회에서 김부겸 총리 인준안 합의를 위해 회동을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문 대통령이 14일까지 나흘이라는 시간적인 여유를 국회에 제시했다는 점에서 청와내 내엔 “국회의 협상 결과를 수용할 여지가 아주 없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다.

문 대통령은 야당이 강하게 반대했던 추미애ㆍ박범계 전ㆍ현 법무부장관을 임명했을 때는 국회에 불과 이틀의 재송부 기한을 제시한 뒤 바로 임명을 강행했다.

그 말미가 나흘로 늘어난 만큼 국회 협상 결과에 따라선 후보자 세 명 중 일부에 대해선 문 대통령이 국회의 뜻을 존중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 문제, 또다른 ‘뇌관’으로 불리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청문회가 함께 얽혀있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전날 취임 4주년 연설에서 ‘국회의 논의까지 다 지켜보고 종합해 판단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문 대통령이 원안 관철이라는 뜻을 제시한 것은 맞지만, 여야 협상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재송부 시한으로 요청한 14일 오전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청와대 간담회를 통해 후보자들의 거취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여야의 협의가 무산될 경우 이 자리가 임명 강행 여부를 가를 최종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일보

노형욱 국토부, 박준영 해수부, 임혜숙 과기부 장관 후보자(왼쪽 사진부터)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전날 인사 관련 논란에 대해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례적으로 공개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평소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와 국무회의를 통해 공개 메시지를 내왔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