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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크래커] '백신 관광' 어떻게 봐야하나…"남는 백신 활용 긍정적"-"부자만 누리는 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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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첫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광진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시설 종사자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하기에 앞서 백신 앰플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1.02.26. mangust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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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신 관광객 유치에...원정 접종 여행 급증
남는 백신으로 관광객 장사 비난도 제기


"항공편에 호텔, 코로나19 백신접종까지 699달러(약 78만 원)입니다."

미국 주요 도시들이 공개적으로 백신 접종 특전을 앞세워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백신광관객 유치에 백신이 부족한 나라에서 미국으로 백신을 맞으러 오는 '백신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도 시선이 엇갈린다. 남는 백신을 활용해 지역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백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조장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 여행객나 2월 9만5000명에서 4월 20만 명으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백신 접종 관광객으로 추정된다. 국적 정보를 집계하지 않는 데다 접종자들이 대부분 주소란에 미국 내 숙소 주소를 적기 때문에 정확한 외국인 백신 관광객 규모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인근 캐나다에서도 미국으로 백신을 맞으러 오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 온타리오에 사는 37세 남성 데이비드는 여자친구와 백신을 맞기 위해 댈러스를 방문했다고 한다.

백신을 구하기 어려운 캐나다와 달리 댈러스에서는 예약도 하지 않고 백신을 맞았다고 데이비드는 말했다. 백신 신청서 주소란에는 댈러스에서 묵고 있는 호텔을 썼다고 한다. 그는 "2차 접종을 하러 갔을 때는 우리 외에 아무도 없었다"면서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남는 백신을 버리는 것은 부도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와 캐나다 등 미국 인근 국가 뿐 아니라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동남아시아 태국에서도 백신을 맞기 위해 미국행을 택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태국의 한 여행사가 미국행 백신 여행 상품을 내놨는데 첫날부터 200명이 예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행 상품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관광지 방문과 쇼핑을 포함한 10일 일정인데 항공료를 제외한 가격이 2400 달러(약 270만 원)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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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뉴욕 브로드웨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센터를 둘러본 후 타임스스퀘어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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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을 맞기 위한 미국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백신 관광에 뛰어드는 도시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뉴욕도 백신 관광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타임스스퀘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센트럴파크, 브루클린 브리지 등 관광 명소에 이동식 접종소인 '백신 밴'을 띄우겠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뉴욕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누구나 원한다면 얀센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고 뉴욕시 측은 밝히고 있다.

미국 주요 도시들이 이처럼 백신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미국 내에서 최근 백신 접종률이 오르고 수요가 줄자 백신 공급 과잉 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외국인에 대한 백신 접종을 제한할 이유가 굳이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백신관광이 활성화되면 지역 경제를 살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년 넘게 개점 휴업 상태인 항공, 호텔, 식당 등 접객업 정상화와 고용 회복에도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는 것.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지역 경제가 코로나19 백신으로 되살아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경제적인 이유로 이용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특히 백신 확보 여부가 경제 양극화의 갈림길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는 백신을 자국의 경제 이득을 위해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다.

집단 면역을 위해서는 국적이나 신분에 상관 없이 미국에 체류하는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점에서 백신 관광이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백신 이기주의’란 말까지 들을 정도로 자국 내 백신 보급에만 몰두했던 모습을 돌이켜보면 씁쓸함을 감추기는 어렵다.

또 누구나 미국으로 '백신 관광'을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백신 관광으로 인한 사회적 계층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자나라가 백신을 먼저 맞는 문제가, 이제 개도국 부자들만 먼저 백신을 맞는 문제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투데이/문선영 기자(mo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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