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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 기업실적, 수준보다 모멘텀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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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1분기에 국내 경제가 1.6% 성장했다. 우리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발생 전 경제 수준을 회복한 나라가 됐다. 그 덕분에 4월까지 수출이 크게 늘었다. 수출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를 감안할 때 상당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고용도 증가해 선행지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경기회복이 후행지표로 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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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는 기업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1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코스피, 코스닥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0% 넘게 늘었다. 전분기에 비해서도 50% 이상 증가했다. 작년 1분기는 아직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되지 않은 시점이다. 이를 감안할 때 2분기에는 이익 증가율이 더 높아질 걸로 보인다.

해외도 사정이 비슷하다. 1분기에 중국 경제가 18.3% 성장했다. 1992년 분기별 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에 비해서도 10.3% 늘어난 건데, 2020~2021년 성장률 평균이 5%를 조금 넘어 중국의 잠재 성장률과 비슷하다. 이런 증거를 가지고 판단할 때 중국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추세를 회복했다고 보는 게 맞다.

미국도 발표되는 경제 수치 대부분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반면 금리는 오르지 않는다. 1조9000억달러의 경기부양책 중 개인 보조금 지급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지표호전이 당분간 계속될 걸로 보는 게 맞다.

주식시장 환경이 좋지만 주가는 오르지 못했다. 코스피가 3200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고, 미국시장 역시 고점을 경신한 후에도 상승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시장 환경이 괜찮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지 않는 건 기대의 상당 부분이 주가에 반영돼 버렸기 때문이다. 연초 통과된 미국의 1.9조 달러 부양책이 집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경제 지표 회복이 새롭지 않다. 올해 상반기 경제 지표와 기업실적이 좋을 거란 전망은 이미 작년부터 얘기되어 온 부분이다.

이런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연초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하자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었다. 지금은 금리가 그 때보다 더 높지만 투자자들은 금리가 얼마가 되든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 금리를 이겨내는 특별한 힘이 생겨서가 아니다. 석 달 이상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경기와 기업실적도 그런 형태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익숙해지다 보니 호재가 호재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하반기에 경기와 기업실적 모멘텀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주가는 기업실적 수준과 모멘텀에 의해 결정된다. 수준이 실적의 현재 높이를 나타낸다면, 모멘텀은 지금보다 얼마나 더 높아질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현대차 1분기 영업이익을 가지고 용어를 설명해 보면, 1조6000억원이란 수치는 수준이 되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2% 늘어난 건 모멘텀이 된다. 올해 상반기는 수준과 모멘텀이 모두 좋다. 반면 하반기는 수준은 좋지만 모멘텀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1~2분기에 이익이 크게 늘어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추가로 늘어나는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모멘텀이 없는 만큼 주식시장은 힘이 강하지 못할 걸로 보인다. 3000~3250의 박스권에 머물고, 만일 주가가 이를 뚫고 올라가더라도 탄력이 강해지기보다 가격 부담 때문에 다시 힘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미국 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까지 상승한다면 우리 시장도 비슷한 반응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주가를 끌고 갈 동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2분기에는 박스권 상단에 도달하면 보유량을 줄이고 하단에 도달하면 매수규모를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올라가는 주가를 계속 따라가야 했던 연초와 다른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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