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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만명·고령자 접종 7월 완료' 스가 백신 구상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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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장소 확보 난항

의료종사자 접종도 완료 못 해

연합뉴스

(키타큐슈 교도=연합뉴스) 지난달 12일 일본 후쿠오카(福岡)현 기타큐슈(北九州)시에서 의료 종사자가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1.5.9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하루에 100만 명씩 접종해 7월 말까지 희망하는 모든 고령자의 접종을 완료한다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구상이 실현 가능한지 의문을 낳고 있다.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이 커진 가운데 어수선한 정국을 타개할 카드로 백신에 역점을 두겠다는 구상이지만 그간의 상황에 비춰보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가 총리는 "1일 100만 회의 접종을 목표로 해서 7월 말을 염두에 두고 희망하는 모든 고령자에게 2회의 접종을 마치도록 정부로서 온갖 수단을 다해 지자체를 지원하겠다"고 7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그는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에 대규모 접종센터를 24일부터 운영할 예정인 것을 거론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일본은 세 차례에 걸쳐 긴급사태를 선언했으나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주요국 가운데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늦은 수준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스가 총리가 갑자기 목표를 올려서 제시한 것이다.

일본 총무성 자료를 보면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약 3천600만 명이며 이들이 전원 2차 접종까지 마치려면 7천200만 회의 접종이 필요하다.

이달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하루도 빼지 않고 매일 100만 회를 접종하면 6천900만 회를 접종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23일 이전에 접종하는 이들이나 애초에 접종을 희망하지 않는 이들을 고려해 하루 100만 명 정도 접종하면 7월 말에 끝낼 수 있다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하루 100만 회 접종이 가능할지가 관건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의 보도에 의하면 일본은 지난달 12일부터 고령자를 상대로 접종을 시작했는데 이달 6일까지 1차 접종을 마친 이들이 24만 명에 그쳤다. 하루 최대 접종 횟수는 2만1천602회(4월 27일)였다.

갑자기 접종 속도를 5배 수준으로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각 지자체에 대한 백신 공급, 대상자 안내 및 예약 작업, 접종 장소 및 의료진 확보가 모두 순조롭게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후생노동성이 지난달 조사해보니 집단 접종장을 설치하는 지자체 중 약 20%는 의사나 간호사가 부족한 상황이다.

고령자 접종에 앞서 완료됐어야 할 의료진 접종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우선 접종 대상자인 의료 종사자 480만 명 가운데 2차 접종까지 마친 이들은 6일 기준 110만 명에 그쳤다.

후생노동성이 3일 공개한 백신 분배 일정에 의하면 의료 종사자 접종이 완료되는 시점은 6월 중순이다.

일본 정부는 전국에 약 4만5천 개의 접종장을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지난달 말 기준 가동 중인 접종장은 약 1만 개에 불과했다.

최근 도쿄에서는 통신회사 NTT도코모의 일반 전화 착신이 제한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당일 고령자의 백신 예약 전화가 쇄도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의료진 확보 외에 안내 및 예약 등 접종을 위한 사전 준비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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