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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민주당 변했나? 다시 물었더니…"눈치보는 초선·찔러보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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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목소리 많아져 긍정적이나 결국 안 바뀔 것"

"청년 정책 정돈되지 않아…고민 없이 말하는 듯"

뉴스1

고영인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지난달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4.7재보선 참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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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민주당은 선거 패인 중 하나로 분석된 2030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유력 인사들은 제대군인을 위해 사회출발자금 3000만원을 지원하자는 등 청년 정책을 내놓았고 초선과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조국 사태 등을 반성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030세대 청년들에게 지난 한 달간 민주당이 보여준 모습과 정책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9일 민주당이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기준 20대에게 33.6%, 30대에게 38.7%라는 낮은 지지율을 받은 이후 한 달이 흘렀다.

선거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과와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선거 이틀 후인 지난달 9일 "당헌·당규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한다"며 "의사 결정에 치열하게 참여하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많은 청년들의 분노를 산 소위 '인천국제공항 문제' 역시 청년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그분들께 가르치려고 한 오만함이 청년들과 민주당의 소통을 단절시킨 한 원인이었다고 아프게 자평한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할 용의도 있다고 했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과 1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우리 당에서 민심이 떠나간 것인지 우리는 알고 있었다"며 "국민들은 우리가 크게 유능하지 않았고 또한 도덕적인 척 하지만 위선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14일에도 SNS를 통해 "우리 당에서는 금기어 혹은 성역화된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문제는 요 몇 년 보수정당의 '탄핵'과 같이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건으로 작동할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당내 대권주자로 일컬어지는 사람들은 잇따라 청년을 겨냥한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전 당 대표는 지난 5일 공개한 유튜브 '이낙연TV' 대담에서 "징집된 남성들은 제대할 때 사회출발자금 같은 것을 한 3000만원을 장만해서 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달 29일 "모든 신생아들이 사회 초년생이 됐을 때 '부모 찬스' 없이도 자립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미래씨앗통장 제도를 통해 20년 적립형으로 1억 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설계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거 이후 모병제, 남녀 의무군사훈련, 군 가산점제 등 다양한 제안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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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청년당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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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청년들은 민주당 내에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장모씨(27)는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있어야 정당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면서 "초선의원들이 목소리를 낸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이모씨(27)는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반성했다고는 하지만, 한 초선의원이 나온 토론을 봤는데 소신이 하나도 안 보이더라"며 "내부 고발을 하기도 싫고 이 시간이 무난히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모습 같더라"고 비판했다.

최모씨(30)는 "정당도 하나의 이익집단"이라며 "정당 구성원 다수가 친문이라고 보는데 과연 당대표가 이들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민주당 인사들의 입에서 나오는 청년 정책에 대해서는 진지해 보이지 않는다며 '찔러보는' 형태가 아닌 깊은 고민에서 나오는 소신 있는 정책을 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씨는 "민주당 인사들이 제안하는 청년 정책들이 실제 현실화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청년을 위한 정책을 뭐라도 내야 하니까 과거에 나왔던 정책들을 말해보는 정도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제대군인한테 주는 사회출발자금은 내가 군에서 생활할 때도 지겹게 나왔던 말"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청년 정책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정돈이 전혀 안 된 느낌"이라며 "아직은 청년 정책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에 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얘기만 쓱 꺼내고 현실적으로 진전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씨 역시 "20살 사회초년생한테 1억원을 준다는 정책은 혼란만 조장할 것 같다"며 "20살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30대도 있는데 20살한테만 1억원을 준다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이어 "그 돈으로 차라리 어려운 처지에 있는 노인들을 돕는 게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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