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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경선 "두달 미루자"는 친문…'이재명 적수' 찾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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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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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 후 취재진과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5.6/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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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친문 진영에서 '대선후보 경선 연기'를 주장해 당내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대선후보 선출 시기를 당헌에 규정된 9월보다 뒤로 미루자는 취지다. 여권 대선주자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견제하고, 친문 주자 발굴의 시간을 벌려 한다는 의심이 뒤따랐다. 다만 경선이 연기된다 해도 과연 친문이 이 지사의 '대세론'을 넘을 만큼 파괴력 있는 인물을 찾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친문 '대권후보 11월에 뽑자'…이재명계 '시간벌기' 의심

친문 핵심 전재수 의원은 지난 6일 "대선 후보 경선 연기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선 흥행이 어렵고, 국민의힘이 11월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것과 비교하면 "빠르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전 의원은 "백신접종으로 집단면역이 가시권일 때"를 적절한 대선후보 확정 시점으로 봤는데, 정부의 집단면역 목표는 오는 11월이다.

'이재명 견제' 해석이 나오자 전 의원은 7일 "이 지사도 민주당 후보다" "특정주자 배제용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 지사 측에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표정이다.

여당 내 이재명계 좌장으로 평가받는 정성호 의원은 7일 TBN(경인교통방송) 인터뷰에서 "특정인을 배제하고 다른 후보를 키우기 위한 시간벌기가 아니냐는 프레임에 말려들 것"이라며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민형배 의원 역시 "경선 연기는 선거 공학적으로만 접근하려는 하책"이라며 "당을 분열로 몰아넣고 주권자 시민의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자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세' 굳힐까…"25%" 독보적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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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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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애초 계획대로 대선 180일 전, 9월까지 대통령 후보를 뽑는다면 관련 절차는 6월부터 개시될 전망이다. 연기론이 받아들여지면 8월쯤 경선 절차가 개시될 수 있다. 이재명계의 의심대로라면 친문 진영은 두 달 가량 시간을 버는 셈이다.

그러나 친문이 새 얼굴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친문과 가까운 대권주자 대부분이 지지율 답보 상태거나, 외부 변수 등으로 대권 행보를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과 6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에게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의 지지율은 25%로 야권 주자로 평가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22%)과 함께 확고한 '2강'의 입지를 과시했다.

여당 후보 중에선 독보적이다. 한때 '대세'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지율 5%, 최근 대권행보를 본격화한 정세균 전 총리는 1%로 이 지사와의 격차가 상당했다.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적자' 김경수 기다린다?…'끝없는 소환' 유시민도 "관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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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 김경수 경남지사./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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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눈에 띄는 지지율의 다른 주자도 없었다. 갤럽이 2019년 9월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를 재개한 뒤 여당에선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지지율 5~6% 수준이 한계였다.

그러나 이들도 대부분 이탈했다. 박 전 시장은 성추문 사건 끝에 운명을 달리했고, 조 전 장관은 재보선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된 상황이다. 김 후보자는 7일 인사청문회에서 "지금의 시대를 감당할 수 없다"며 사실상 대권 포기를 선언했다. 유 이사장은 연거푸 "정치에 관심 없다"고 밝혔다.

친문이 경선을 연기하려는 진짜 속내로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목된다. 김 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 대법원의 판결이 6월 이후 나올 수 있고, 만에 하나 무죄 취지로 뒤집힐 경우를 대비해 그가 대권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기다린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김 지사는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도정이 중요하다" "기회가 있다면 도지사 재선에 도전하겠다"며 정작 대권에는 부정적이었다.

이밖에도 여권에선 '86그룹'의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른바 '검찰개혁'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운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등이 친문이 마음을 줄 후보로 평가받지만 폭넓은 대중적 지지를 기대하긴 어렵다. 옛 친노 그룹에선 이광재 의원과 김두관 의원, '97그룹' 대표주자를 자임한 박용진 의원 등도 대권 의지를 피력하지만 친문 주류와는 정서적 거리가 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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