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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손정민 씨 父 "아들, 어린이날에 유골함으로 집에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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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정민 씨 떠나 보낸 심경 전해

"아들 유골 눈으로 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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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오른쪽)와 아버지 손현 씨. / 사진=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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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 씨 부친인 손현 씨가 지난 어린이날 당시 아들의 유골함을 받은 심경을 밝혔다.


손 씨는 7일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에서 "어린이날 발인이라니 정말 아이러니하다"라며 "각종 신고서에 사망일을 적어야 하는데 법적으로는 발견된 4월30일을 적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들이) 실종된 4월25일을 정민이의 사망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정민이를 화장하고 유골함을 받았다"라며 "한 줌의 재라는 게 글에서는 쉬운데 아들의 유골을 눈으로 보는 것은 참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라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손 씨는 "지난달 24일 밤에 나갔던 아들은 5월5일이 되어서야 집에 올 수 있었다"라며 "우리는 정민이를 책상 위에 잘 모셨다. 좋아했던 감스트 방송을 24시간 틀어주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찰 수사를 돕기 위해 선임한 변호사분들 만나고 같이 서초경찰서에 다녀왔다"라며 "서장님과 그간 상황을 공유하고, 고생하시는 것을 잘 알지만 조금만 더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심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손 씨는 "어제부터 악몽을 꾸기 시작해 오후에는 심리상담도 받았다"라며 "마지막으로 아들의 사망신고를 하는데 뭔가 바뀐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엉엉 우니까 좀 나아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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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를 추모하기 위해 한강공원 벤치에 국화가 놓여있다. / 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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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큰 한강에서 그날 정민이를 발견한 것이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정말 부모 걱정 그만하라고 나타난 것인지 결과를 두고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복수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경찰은 정민 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 씨의 가족이 당시 A 씨가 신고 있던 신발을 버린 모습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확보한 영상을 통해 자세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또 경찰은 정민 씨가 실종된 공원 인근 CCTV 54대의 영상과 공원 출입 차량 133대의 블랙박스 영상 등을 분석,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서 정민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오전 2시께까지 한강공원 수상택시 승차장 인근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정민 씨는 실종 뒤 닷새만인 지난달 30일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발견 당시 정민 씨 머리에는 자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 씨는 아들이 발견된 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조금 전 검안을 마쳤는데 머리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길이로 상처가 2개 나 있었다"라며 "날카로운 것으로 베인 것처럼 굵고 깊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시신 부검을 의뢰,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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