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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맥주는 좋지만 취하긴 싫어” 무알코올맥주·디카페인 커피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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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알코올맥주, 도수보다 맛·분위기 찾는 소비자 공략
디카페인 커피, 지난해 스타벅스서 1,000만 잔 팔려
맥심·카누 디카페인, 지난해 매출 약 40% 증가
한국일보

국내 맥주 시장에서 무알코올 맥주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시 품절되는 등 술의 도수보다 맛과 분위기를 원하는 이들의 구매가 증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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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본질은 알코올이고 커피의 정체성은 카페인이다. 하지만 술에서 알코올을 빼고 커피에서는 카페인을 없앤 역발상 전략이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 술자리는 즐기면서 취하지 않고 커피의 맛은 즐기되 수면방해를 염려하지 않아도 돼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

7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시한 '카스제로'가 4개월 만에 온라인 판매로만 100만 캔이 나갔다. 주세법상 알코올 함유량이 1% 미만인 제품은 음료로 분류돼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경쟁업체인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하이트제로0.00'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주류 업계는 모임의 분위기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과거에는 단순히 알코올이 맞지 않는 소수의 고객이 타깃이었다면 최근에는 시간에 관계없이 맥주를 즐기려는 이들로 소비층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당초 무알코올 맥주로 공략한 건 임산부나 건강상 알코올이 맞지 않는 소비자들이었다”면서 “예상과 달리 술자리 등 모임을 즐기면서 취하기 싫은 소비자부터 아침, 점심에도 음료 대신 맥주 고유의 맛을 즐기기 원하는 맥주 애호가들까지 무알코올 맥주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카페인 커피 시장도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디카페인 카페 아메리카노’는 지난해 1년 동안 1,000만 잔이 넘게 팔리며 연간 음료 판매 순위 5위에 올랐다. 디카페인 원두를 선택한 소비자가 전년 대비 22% 늘어난 영향이다. 여기에 디카페인 원두와 에스프레소 블렌드가 반씩 들어간 1/2 디카페인 원두 선택도 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카페인 카페 아메리카노는 주로 늦은 오후부터 저녁 시간대에 판매율이 높았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카페인에 민감한 고객부터 커피를 자주 마시는 커피 애호가들이 카페인 부담을 덜고 커피를 즐길 수 있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디카페인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포장용 스타벅스 디카페인 하우스 블렌드 판매율은 전년 대비 78% 상승했다. 동서식품이 만드는 맥심 디카페인, 맥심 디카페인 커피믹스, 카누 디카페인 라떼 등 ‘디카페인 커피’ 4종의 지난해 매출은 197억 원으로, 전년(142억 원) 대비 38.7% 늘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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