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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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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출마 부추긴 게 양정철"…이재명 친문·친노에 손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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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묘소 참배 이어 '文 30년 지기'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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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송철호 울산시장이 7일 오후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울산광역시와 경기도의 공동 발전을 위한 정책 협약식'이 끝난 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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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7일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 송철호 울산시장을 만났다. 경기도·울산시 정책협약식 참석차 울산을 방문해서다.

전날(6일) 오후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노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와 함께 참배했다. 곽 변호사가 흔쾌히 “함께 가겠다”고 해 ‘깜짝 동행’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곽 변호사는 지난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23일)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25일) 참배 때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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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지난 6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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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전엔 文의 복심 양정철과 저녁 회동



여권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이 지사는 이처럼 친노(親盧)·친문(親文)과의 접점을 부쩍 확장하고 있다. 사흘 전인 지난 4일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도 경기도 모처에서 만났다. 양 전 원장이 3개월간 미국 방문을 끝내고 귀국한 걸 축하하는 의미로, 반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고 한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원래 두 분은 편하게 보는 사이”라며 “다만 일부 언론 보도처럼 최근 3차례 만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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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부터)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2019년 10월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한 모습. 민주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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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안부를 전하는 개인적 만남이었다”고 설명했으나, 여권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보는 시선은 단순하지 않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개시가 임박한 시점이어서다. 2017년 대선 전에도 이 지사는 양 전 원장을 만나 대선 경선에 출마하는 게 좋을지 상의했고, 당시 문 대통령을 돕던 양 전 원장은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출마를 부추겼다고 한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번에도 여러 의견을 주고받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이해찬 조직 재건…이재명 외곽 조직 될까



비문·비주류로 불렸던 이 지사가 장기간 ‘여권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당의 최대 주주인 친노·친문이 이 지사의 독주를 용인하기 때문이란 해석도 있다. 특히 친노·친문 좌장격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이 지사의 가장 ‘든든한 기둥’으로 꼽힌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말 일부 강성 친문 당원의 “이재명 탈당” 요구를 거절하며, 이 지사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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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더불어민주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지사(사진 오른쪽)가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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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엔 이 전 대표의 연구재단 ‘광장’을 계승한 민주평화광장이 조정식 의원(5선)의 지휘로 다시 깃발을 올린다. 발기인 명단만 1만 명이 넘는 전국 조직이다. 조직 목표로는 “민주당 정권 재창출”로 내걸지만, 향후 조직세가 약한 이 지사의 외곽 조직이 될 거란 관측이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지사를 지지하는 분들이 대거 참여하는 만큼, 향후 대선에서 캠프와 긴밀하게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지사와 친노·친문의 접점은 이해찬·양정철을 넘어선다. 한때 여권의 ‘제3후보’로 거론됐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역시 이 지사와 꽤 가깝다. 유 이사장이 경기도 파주로 거처를 옮긴 뒤, 종종 만나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도 방송 출연 등을 계기로 끈끈해진 관계다. 스스럼없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관계여서, 이 수석의 전격 발탁을 놓고 여권 일각에선 “이 지사와 청와대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이재명·이낙연·정세균의 친문 쟁탈전?



정치권 일각에선 이 지사의 이런 행보가 반(反)이재명 성향이 강한 이른바 ‘극문(極文)’ 세력과 그 외 다수 친문을 가르는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지사가 보폭을 넓히는 사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홍영표 의원으로 대표되는 강성 친문들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지사가 친(親)이해찬 계가 아닌 친노·친문까지 지지를 넓히게 되면 당내 경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그만큼 줄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경쟁 후보들은 친문 진영의 지지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친문의 배타적 지지를 굳건히 한 뒤,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을 흡수해 이 지사를 꺾겠다는 계산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16일 측근 의원 모임에서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을 지키고 가겠다”고 말하는 등 친문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이해찬 전 대표를 만났고, 지난 30일엔 유 이사장과 2시간 동안 환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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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모처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조찬후 올린 사진. 페이스북 캡처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5일 이광재 의원과 조찬을 하고, 전날(6일)에는 김두관 의원을 만났다. 연쇄 회동을 통해 노무현 정부에서 활동한 ‘친노 대선주자 스크럼’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곧 이낙연 전 대표와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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