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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파란 독극물 잔뜩 묻힌 닭고기 덫…대전 길고양이 의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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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길고양이가 독극물을 발라놓은 닭고기를 먹고 죽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중앙일보

중성화를 위해 포획된 길고양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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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전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오후 늦게 대전시 대덕구 석봉동 한 폐가에서 독극물이 잔뜩 묻은 것으로 보이는 파란색 닭고기 조각과 함께 고양이가 죽어 있는 것을 길고양이 보호 활동가 등이 발견했다. 이 고양이는 지난해 대전시가 중성화 작업을 했던 길고양이 중 한 마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길고양이보호협회(협회) 측은 고양이가 닭고기를 먹고 죽은 것으로 보고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일부러 고양이를 죽이고 있다"는 취지로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최근 협회 회원과 협회가 용의자로 지목한 60대 남성을 면담 조사했다. 이 남성은 석봉동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대덕구 일대 약국 등을 상대로 독극물을 사 간 사람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또 사건 현장 주변에 있던 폐쇄회로 TV(CCTV)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닭고기에 독극물을 발라 놓은 것으로 미루어 쥐를 잡기 위한 목적보다는 길고양이를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누가 독극물을 발라놓았는지는 지금까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죽은 고양이가 발견된 날 전후로 약 5일분의 CCTV 영상을 확인하고 있어 시간이 다소 걸릴 것 같다”라며 “협회가 지목한 60대 남성이 고양이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단서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7년에도 대덕구 석봉동 한 빌라 지하에 독극물이 묻은 것으로 추정되는 닭고기가 접시에 담긴 채 있는 것을 주민이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에도 해당 닭고기를 먹은 것으로 보이는 고양이 한 마리가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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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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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동물보호단체는 "이 일대에서 10여년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고양이 살해범을 처벌해 달라는 취지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지난달 22일 제기했다. 동물보호단체는 청원에서 “(대덕구 석봉동 일대) 또 다른 이웃은 대청댐에서도 쥐약 먹고 죽은 고양이를 본 적이 있다고 했다”며 “근처 이웃들은 상황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저에게 물어봐 주시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고 했다.

경찰은 “고양이 여러 마리가 죽었다는 것은 현재로써는 소문 수준이며, 명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난 것은 지난 4월 13일에 죽은 채 발견된 고양이 한 마리뿐”이라며 “나머지 주장에 대해선 사실 규명에 주력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길 고양이를 죽이면 동물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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