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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수 알려달라' 찾아온 김웅에…김종인 "꼬붕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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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김웅 의원을 만났다. 김 전 위원장이 당 대표 경선 주자와 공개적으로 만난 건 처음이다.

이날 오전 김 전 위원장의 서울 종로구 광화문 소재 사무실을 찾은 김 의원은 만남에 앞서 기자들에게 “제가 어떤 구상을 가졌는지 설명하고 이게 시대와 맞는지 여쭤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8일 당을 떠난 후 ‘초선 당 대표론’에 힘을 실어왔다. 이에 김 의원은 “내 주위에 김 전 위원장이 있다고 볼까 봐 일부러 연락을 안 하다가 이제 가르침을 배울 때가 된 것 같아 연락을 드렸다”고 말하곤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40분 뒤 나온 김 의원은 웃는 얼굴로 “재밌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지금까지 너무 얌전했다. 세게 붙어라. 누군가의 계파 '꼬붕(부하)'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자기만의 정치를 하라’고 조언했다”며 “당 대표가 되면 초선 개혁 그룹과 함께 정강·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라는 말씀도 해주셨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이 새로운보수당 대표 시절 영입해 '유승민계'로 분류된다.

김 전 위원장은 당 대표 선거에 대해선 “영남 홀대론은 영남을 볼모로 삼는 구태정치다. 일부 세력이 미리 짜놓은 계획대로 당을 장악하려 한다”고 걱정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Q : 자주 조언 들을 건가

A : “앞으로 자주 괴롭혀 드리겠다고 하니 웃으시더라.”

Q : 김 전 위원장은 당 관련 역할은 안 맡겠다는데.

A : “바짓가랑이라도 붙잡아야 한다. 당의 옛 모습이 다시 나오는 것 같아 정이 떨어졌겠지만 경륜과 경험을 우리가 충분히 이용해야 한다.”

Q : 대선 준비는.

A : “봄이 되면 꽃이 피듯 당이 바뀌면 외부에 계신 분들이 자연스레 들어오지 않겠나.”

김 전 위원장은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상당히 선택지가 없어진 상황으로, 시간을 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의 선택지가 좁아졌다’는 발언의 의미에 관해 묻자 김 의원은 “제3지대 창당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태에, 며칠째 윤 전 총장의 메시지도 나오지 않는 것 등을 이야기한 것 같다”고 답했다.

중앙일보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마지막으로 퇴임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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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이번 회동을 계기로 김종인식 멘토 정치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김웅 의원 외에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도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국민의힘에 가지 말라고 하는 등 장외 훈수를 두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최근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두고 5월 중순쯤 움직일 것이라 관측한 것에 대해 “본인의 희망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은 ‘5월까지 나하고 상의 좀 하자’ 이런 뜻인데, 지금 윤 전 총장을 보면 잠행이 6월까지도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엔 “호남에서 그의 지지율이 이재명 경기지사·이낙연 의원을 다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 만약에 윤 전 총장이 우리 당 쪽으로 오면 그 지지율이 꺾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 면에서 당분간 독자세력으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m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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