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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인간의 한계는? 한쪽 눈 잃은 선수,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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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드류 로빈슨. 이 사진은 자살을 시도하기 전인 작년 2월 스프링캠프에서 찍었던 프로필 사진이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LA, 이사부 통신원]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가 한쪽 눈을 잃었던 불운의 사나이가 마이너리그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주인공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트리플A 팀인 새크라멘토 리버 캣츠의 외야수 드류 로빈슨(29)다.

로빈슨은 7일(한국시간) 라스베이거스 볼파크에서 열리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라스베이거스 애비에이터와의 시즌 개막전에 8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다.

지난 2월부터 로빈슨를 집중 보도해온 ESPN에 따르면 로빈슨은 지난해 4월 17일 라스베가스의 자신의 집에서 총을 이용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총알이 빗나가면서 목숨은 건졌지만 오른쪽 눈이 총탄에 심한 손상을 입는 바람에 안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앞서 텍사스 레인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었던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을 뛰며 통산 100게임에 출전해 223타수 45안타 9홈런 22타점 타율 0.202를 기록했지만 그다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작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팀을 옮겨 스프링 캠프에도 참가했었지만 야구로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되자 그는 충동적으로 자살을 선택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었던 그는 사고 직후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이후 4차례의 큰 수술을 통해 신체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그는 이후 각종 테라피와 명상, 그리고 약물로 정신적인 후유증을 치료하며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야구를 다시 하기 위해 문을 두드렸고, 몸을 만들었다. 20파운드의 근육을 늘렸다. 이를 알아본 샌프란시스코는 그의 장애와 상관없이 가능성을 보고 지난 겨울 다시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샌프란시스코도 처음에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가 한 눈으로도 충분히 수비를 할 수 있고, 또 타석에서도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별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로빈슨은 이제 자신에게 기쁨과 아픔을 동시에 주었던 야구로 돌아와 7일부터 새 인생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첫 무대는 자신이 어린 시절 매일 나가서 훈련하고 게임을 했던 바로 그 라스베이거스 볼파크다. 라스베이거스 토박이인 로빈슨은 볼파크에서 가까운 곳에 지금도 살고 있다.

한쪽 눈이 없지만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한 로빈슨의 꿈은 이제 단 하나다. 지난 1957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투수 왐미 더글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시각 장애인 선수가 되는 것이다. /lsb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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