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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父 “큰 한강서 정민이 발견. 부모 걱정 그만하라고 나타난 건지… 결과 두고 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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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유골, 있을 수 없는 일… 심리상담도 받아”

경찰, 목격자 1명 추가 조사… “진술 공개 어렵다”

세계일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고(故) 손정민씨의 발인을 앞두고 아버지 손현씨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다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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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의 아버지가 정민씨의 발인을 마치고 착잡한 심정을 전하며 “결과를 두고 볼 일”이라고 밝혔다.

정민씨의 아버지인 손현(50)씨는 지난 6일 밤 블로그에 “어린이날 발인이라니 정말 아이러니하다”며 “법적으로는 발견된 4월30일을 적더라. 하지만 우리는 실종된 4월25일을 정민이의 사망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손씨는 “한줌의 재라는 게 글에선 쉬운데 아들의 유골을 눈으로 보는 것은 참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라면서 “우린 정민이 책상 위에 정민이를 잘 모셨다. 좋아했던 감스트 방송을 24시간 틀어주고 있다”고 했다. 손씨는 “식사를 할 때마다 정민이 책상에도 좋아하던 것을 놓는다. 본인도 어디선가 그걸 알고 있을 바라면서”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손씨는 “이 큰 한강에서 정민이를 그날 발견한 것이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부모 걱정 그만하라고 나타난 것인지… 결과를 두고 볼 일”이라고 복잡한 속내를 털어놨다. 또 손씨는 “어제부터 악몽을 꾸기 시작해서 오후에는 심리상담도 받았다. 엉엉 우니까 좀 나아지는 것 같다”고 자식 잃은 고통을 토로했다.

아울러 손씨는 “오늘 경찰 수사를 돕기 위해 선임한 변호사분들 만나고 같이 서초경찰서에 다녀왔다. 서장님과 그간 상황을 공유하고 고생하시는 것 잘 알지만 조금만 더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세계일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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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사립대 의대 본과 1학년생인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오전 2시쯤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잠든 뒤 실종됐다가 지난달 30일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정민씨의 실종 시간대 공원 폐쇄회로 (CC)TV 54대의 영상과 공원 출입 차량 133대의 블랙박스 등을 분석하는 한편, 정민씨의 사망 경위를 밝힐 단서로 꼽히는 A씨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한강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실종 당일 A씨는 바뀐 정민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귀가했고, A씨의 휴대전화는 분실됐다.

이런 가운데 정민씨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찰은 현장 목격자 1명을 전날 추가 조사했다. 서울경찰청은 7일 이번 사건 관련해 “목격자를 전날 1명 더 불러 진술을 들었다”며 “현재까지 총 5개 그룹, 7명을 조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이 목격자의 진술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브리핑에서 목격자 6명을 조사했다며 “그날 현장 상황에 대해 사람들이 일관되게 진술하는 부분이 있다”고 알렸다. A씨가 당시 신은 신발을 버린 경위 등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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