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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김재호의 생명이야기]<212> 조기 사망, 무엇이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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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근에 작성된 우리나라 사람들의 2019년 생명표에 따르면, 2019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이 남자는 80.3년으로 1970년 58.7년보다 21.6년이 길어졌고, 여자는 86.3년으로 65.8년보다 20.5년이 길어져, OECD 평균보다도 남자는 2.2년, 여자는 2.9년이 길다. 그런데, 기대수명을 이야기할 때 함께 생각해 볼 두 가지 지표가 있는데, 건강수명과 조기사망이 그것이다.


2018년 건강수명은 남자 64년, 여자 64.9년으로 남자는 생애의 1/5, 여자는 1/4이나 되는 긴 기간을 건강하지 못하여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셈이어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조기 사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선진국들의 경우 대체로 70세나 75세 이전 죽음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기준에서 우리나라는 어떠한 상황일까?


조기 사망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죽음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기 때문에 어떻게 그리고 얼마 동안 사느냐가 중요한데, 조기 사망은 자신에게는 충분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고, 부모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주며, 남은 가족들에게 정신적·경제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남긴다.


2019년 사망자 29만 5천명 가운데 70세 미만 사망자는 29.9%였는데, 그 가운데 60세 미만 사망자가 16.5%를 차지하였고, 또 그 가운데 50세 미만 사망자가 7.3%를 차지하였다. 아직도 70세를 살지 못하고 죽는 사람이 30%나 되며, 60세도 살지 못하는 사람이 여섯 사람에 한 명꼴이고, 특히 50세 이전에 죽는 사람도 열네 명에 한 명 정도 되는 셈이다.


성별로 보면 남자는 70세와 60세, 50세 미만 사망자가 각각 39.1%와 21.2%, 8.7%에 달한다. 남자의 기대수명이 80년을 넘지만, 70년도 살지 못하고 죽는 사람이 거의 40%에 이르고, 그 가운데 60년도 살지 못하는 비율이 다섯에 한 명꼴이니 다른 가족들에게 주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나마 여자는 각각 18.9%와 10.9%, 5.5%로 상대적으로 낮아 나은 편이다.


2019년 60세 미만 조기 사망자의 사망원인은 암이 30.8%로 제일 많고, 다음으로 자살 18.4%,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 7.1%, 간질환 5.2%, 운수사고 3.6%이며, 암과 자살,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을 합하면 61.5%를 차지하여 이 네 가지 원인, 특히 청장년의 암과 자살 사망자를 줄이지 않으면 조기 사망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어렵다.


연령별 사망원인을 보면 60세 이전 조기 사망자들의 주요 사망원인에 자살과 암이 많은 것이 심각한 문제다. 특히 10대와 20대, 30대 사망자의 경우 자살이 사망원인 1위, 암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40대와 50대 사망자의 경우 암이 사망원인 1위, 자살이 2위를 차지하고 있어 신체적인 건강은 물론, 정신적인 건강도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암의 경우 검진기술의 발전과 조기 검진으로 조기발견이 늘어나고,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5년 생존율과 완치율이 많이 높아졌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검진과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60세 미만과 70세 미만 암 사망자는 10년 전보다 약간 줄었으나, 여전히 각각 15,000명과 32,000명을 유지하고 있으며, 60세 미만 사망자 가운데 암 사망자의 비율은 15년 동안 30% 안팎을, 70세 미만 암 사망자의 비율은 꾸준히 3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살은 대체로 어느 순간에 갑자기 일어나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2000년에 5천명 수준이던 60세 미만 자살 사망자 수는 최근에는 8천명에서 9천명 수준을, 50세 미만은 6천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0세 미만 사망자 가운데 자살 사망자의 비율은 꾸준히 늘어 2019년 18.4%를, 50세 미만 자살 사망자의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여 28.5%를 기록하였다.


조기 사망을 줄이기 위해서는 암과 자살 사망자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암이나 자살이나 답은 예방에서 찾아야 한다. 자살은 말할 것도 없고, 암도 치료기술의 발전은 과학자들에게 맡겨두고, 우리는 몸 안에 준비되어 있는 최고 명의가 자연치유를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생활, 곧 친생명적인 건강한 생활습관을 생활화하면, 그 혜택은 건강과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그것이 바로 뉴스타트다(생명이야기 6편 참조).


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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