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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분기 경상수지 흑자 역대 3위…4월은 외국인 배당에 적자 가능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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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1년 3월 및 1분기 국제수지 잠정치 발표

1분기 경상수지 228.2억달러 흑자..2015년·2016년에 이어 3위

최근 2년 간 4월 경상수지는 적자 기록

올 4월 삼성전자 외국인 배당만 7.7조에 달해

이데일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난해말부터 이어진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올 1분기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분기 기준 역대 3위를 기록했다. 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다. 월간 기준으로도 11개월 연속 흑자가 이어지며 3월 7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4월에는 12월 결산법인의 외국인에 대한 배당 지급으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거나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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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월별 국제수지 주요 통계 추이. (자료=한국은행)


◇1분기 상품·서비스·본원소득수지 모두 골고루 개선…역대 3위 기록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1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경상수지는 228억2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이는 전년 동기(129억3000만달러 흑자)에 비해 98억9000만달러 늘어난 것으로 역대 3위에 해당한다. 2016년 1분기 263억7000억달러, 2015년 1분기 229억7000만달러 흑자에 이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경상수지란 한 국가가 상품·서비스를 사고파는 대외 거래로 번 돈과 지출한 금액의 차이를 보여준다. 우리나라가 수출로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고,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등으로 구성된다.

1분기 경상수지 대규모 흑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가 모두 개선된 영향이다. 상품수지는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흑자폭 40억달러 확대된 196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백신접종, 경기부양책에 의한 미국 등의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EU·중국·미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통관 기준으로 승용차(32.4%)·화공품(28.4%)·반도체(13.4%) 등의 글로벌 수요가 늘면서 1년 전보다 160억2000만달러(12.4%) 증가한 1456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도 전년동기대비 120억2000만달러(10.5%) 늘어난 126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자본재·소비재가 국내 설비투자 및 국내소비가 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고, 원자재가 201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증가 전환한 영향이다.

서비스수지도 운송 및 여행수지 개선 등으로 적자규모가 1년 전보다 46억8000만달러 큰 폭 줄며 14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운송수지(25억2000만달러)는 수출 화물운임 상승 등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 여행수지도 코로나19 여파로 여행 지급이 수입보다 크게 줄면서 전년동기대비 적자규모가 10억달러 축소된 1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본원소득수지도 5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국내 법인이 해외 현지법인한테 받은 배당소득수입 증가로 전년동기대비 흑자규모가 20억5000만달러 늘었다.

1분기 경상수지 흑자폭이 역대 3위를 기록했다고 해도 한은은 올해 전체 흑자폭이 640억달러로 지난해(753억달러)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양수 경제통계 국장은 “경상수지 흑자폭 감소는 원자재 가격 상승, 수입 증가 가능성 때문”이라며 “수출이 잘 되고 있음에도 국제유가 등 원자재 도입 단가가 두 달 간 모두 상승하는 등 수입이 수출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 수입 증가폭 확대로 (상품수지 축소에) 하반기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결산 배당에 특별배당까지…한은 “4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

연간으론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더라도 4월엔 일시적으로 적자 가능성이 제기된다. 4월에는 통상 12월 결산법인을 중심으로 외국인 배당 지급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4월과 작년 4월 두 차례 연속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분기 배당 대신 4월에 한꺼번에 배당을 주는 ‘결산 배당’을 주로 채택하고 있는데 올해도 외국인 배당금 규모가 대폭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연말 특별배당을 포함, 배당금이 무려 13조원에 달하는데 이중 절반 가량인 약 7조7000억원이 외국인에게 지급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받아 본국으로 송금하는 배당 역송금은 본원소득수지 중 ‘배당 지급’으로 배당수지, 본원수지 적자로 경상수지에는 적자 요인으로 작용한다. ‘서학개미’ 등 해외 주식 투자가 1분기 259억1000만달러 증가, 역대 1위를 기록했지만 대부분 배당을 지급하지 않은 테슬라 등에 투자하는 데다 배당을 받더라도 분기 배당이 많아 배당 수입이 배당수지 적자를 완화할 가능성은 낮다.

배당이 늘어나도 경상수지가 흑자를 내려면 이를 상쇄할 만큼의 상품수지 흑자를 내야 한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4월에도 상품수지 흑자에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했으나 최근 2년은 달랐다. 한은 관계자는 “2019년과 지난해 4월은 기업들의 외국인 배당 지급 요인도 있었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여파, 환율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어떻게 될까. 4월 수출증가율은 무려 41.1% 크게 증가했으나 수입 역시 33.9%로 비교적 크게 증가, 상품수지 흑자폭이 대폭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

박양수 국장은 “코로나19로 수익이 크게 감소한 지난해를 빼고 외국인에 대한 연간 배당지급의 35%가 4월에 발생했다”면서 “연간으로는 경상수지의 큰 폭 흑자가 예상되나 4월 기준으로는 통상적인 결산 배당에 국내 주요기업들의 특별 배당금이 더해져 소폭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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