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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재량휴업일로 5일 황금연휴…학생 '야호'·부모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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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학교 72.8% 어린이날 전후 휴교…"돌봄공백에 집단감염 우려까지"

(안산=연합뉴스) 김솔 기자 =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이달 6, 7일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하는 바람에 결국 이 기간 회사에 휴가를 내기로 했습니다."

연합뉴스

"어린이날에도 마스크는 필수"…공원마다 인파 (CG)
[연합뉴스TV 제공]



경기 안산시에 사는 워킹맘 A(30대)씨는 최근 초등 1학년인 자녀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평소 아껴오던 연차 휴가를 썼다.

학교 측이 5일 어린이날과 주말 사이에 낀 평일 이틀(6∼7일)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하면서 돌봄 공백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내린 판단이다.

A씨는 "이 기간 학교에서 운영되는 돌봄교실은 평소 하교 시각보다 1시간가량 일찍 마치는 데다가 아이가 '쉬는 날에는 학교에 친구들이 나오지 않는다'며 참여를 꺼려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며 "다른 지역 소재 몇몇 학교들은 신청자가 적다는 이유로 재량휴업일에도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아 맞벌이 부부 고민이 더 큰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상당수 학교가 이달 5일 어린이날을 전후한 3∼4일 또는 6∼7일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학부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장 7주간 개학이 연기되면서 대부분 학교가 5월 황금연휴 기간 재량휴업을 반납한 것과 달리, 올해는 수업일 확보로 주말까지 최대 5일을 쉬게 된 학생들이 적지 않다.

실제 경기도내 초중고교 및 특수·각종학교 2천536개 학교 중 어린이날(5일)을 전후로 하루라도 재량휴업하는 학교는 1천846곳(72.8%)인 것으로 집계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과 달리 개학도 미뤄지지 않았고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종전처럼 재량휴업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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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의 날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이에 지역 맘카페 등에는 재량휴업일 지정 소식이 공지된 지난달부터 '재량휴업일 취소됐으면 좋겠네요', '재량휴업일에 집에 아이들만 남겨두게 생겼어요' 등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초등 6학년 아들과 3학년 딸을 둔 학부모 B(42·대전)씨도 "우리 아이들도 부모가 맞벌이인 탓에 재량휴업일이었던 지난 3∼4일 단 둘이 집에만 있어야 했다"면서 "아이들은 학교에 나가지 않는다며 좋아했지만 부모 입장에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했다.

최근 코로나19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황금연휴 기간이 주어지면서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부모 B씨는 "5월 황금연휴 기간 동안 여행이나 나들이를 다녀온 학생들이 이후 같은 교실에 모이면서 감염이 확산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국 초중고교가 190일 이상의 법정 수업일수를 충족해야 하는 만큼 재량휴업일을 늘리는 학교는 통상적으로 방학 기간을 줄이는 등 조정을 거치고 있다"며 "마찬가지로 이달 연휴 기간을 갖는 학교도 그렇지 않은 곳과 비교할 때 전체 등교 일수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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