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차이나통통]'인산인해란 이런것'…겁나는 중국 연휴 인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청두판다기지·충칭 훙야둥 등 관광명소 북새통 '비명 터져나와'

코로나백신 접종 가속·본토 신규 확진 없어 연휴 여행지 몸살

연합뉴스

청두 판다 기지의 인파 행렬
(청두=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청두·충칭=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제발 줄 좀 서세요. 이러다간 깔려 죽습니다."

중국 노동절 연휴(1~5일)에 찾아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대표 관광지인 판다 기지에는 매표소 문을 열기 수 시간 전부터 수만 명의 관람객이 밀려들어 마치 대형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어린 아이를 무동을 태운 사람부터 휠체어를 탄 노인까지 중국 전역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서로 엉키면서 한발 디디기도 힘들 정도로 밀착되자 여기저기서 "밀지 말라"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연합뉴스

청두 판다 기지의 인파 행렬
(청두=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중국 본토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된 영향도 있겠지만 청두 날씨가 30℃를 넘어서고 습하다 보니 마스크 쓴 사람이 많지 않았고 마스크를 썼더라도 턱 밑으로 내린 채 서로 먼저 앞에 가려고 몸싸움을 벌이는 광경이 속출했다.

오전 8시가 넘어서면서 이미 1㎞가 넘는 줄이 판다 기지 매표소에 늘어졌고 수백 대의 관광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계속해서 밀려들자 수백 명의 경찰이 총동원돼 '폴리스 라인'까지 설치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청두 판다 기지의 인파 행렬
(청두=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경찰들은 압사 사고가 발생할까 봐 관람객을 수천 명 단위로 끊어서 입장시켰지만, 이 또한 줄 내부에서 먼저 가려고 밀치는 사람들이 발생하면서 여기저기서 욕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청두 여행사의 한 가이드는 "어제는 판다 기지 매표소에서 반나절을 줄을 서서 겨우 들어가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상하이(上海)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중국인 류 모 씨는 "청두 판다 기지에 인파가 몰린다는 소식에 문 열기 2시간 전에 왔는데 이미 수천 명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면서 "입장하려고 3시간째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가 탈진해 차라리 안 오는 게 나을 뻔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연합뉴스

청두 판다 기지의 인파 행렬
(청두=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휴대전화에 깔린 건강 코드로 코로나19에서 안전하다는 의미인 '녹색 표시'를 보여주고 체온을 잰 뒤 입장했지만 난관은 끝나지 않았다.

서울대공원보다 큰 규모의 판다 기지는 온통 사람들밖에 보이지 않았고 판다를 보려고 사람들이 사육장 근처로 몰려들면서 아예 앞뒤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마저 발생했다.

사육장 주변의 보안요원들이 확성기로 "사진 오래 찍지 말고 빨리 빠져나가라"고 연신 소리치면서 판다를 계속 찌는 사람들에게 호통을 치면서 쫓아내기도 했다.

연합뉴스

청두 무후사 관광지의 인파 행렬
(청두=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청두의 제갈량(諸葛亮.181~234) 사당인 무후사(武侯祠)도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인근 교통이 마비됐다.

무후사 바로 옆의 옛 거리인 진리(錦里)에는 먹거리를 즐기고 기념품을 사려는 인파에 입구와 출구를 따로 관리하며 통제했지만 관람객이 앞뒤로 엉키면서 꼬치구이 하나 사 먹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연합뉴스

청두 두장옌 관광지의 인파 행렬
(청두=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청두 인근의 유명 관광지인 두장옌(都江堰)도 관광객들이 점령해 수천 명이 흔들어대는 통에 출렁다리가 끊어지는 게 아닌가 위협을 느낄 정도로 흔들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중국 내 유명 여행지인 충칭(重慶) 또한 가장 번화 거리인 훙야둥(洪崖洞)에 수백만 명이 몰려 아비규환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훙야둥은 충칭시 중심인 해방비(解放碑) 창애로에 있어 평소에도 막히는 곳인데 노동절을 맞아 인기 여행지로 뜨면서 연휴 내내 인근 지역은 차가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연합뉴스

충칭 츠자커우 관광지의 인파 행렬
(충칭=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이에 수많은 관람객이 훙야둥 건너편 다리에서 사진을 찍겠다고 몰려드는 바람에 반대편 교통도 막히는 사태가 벌어졌다.

충칭의 또 다른 명소인 츠지커우(磁器口)나 리즈바 역에도 서로 보겠다고 수십만 명에 밀려들어 전체가 마비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재유행하면서 각국이 비상사태 등을 선포하는 가운데 중국만 '코로나19 승리'를 선언하며 자유로운 자국 내 여행을 허용하며 내수 경기 진작을 이끄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처럼 2억~3억 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이 본토 여행에 나서 관광지가 북새통을 보임에 따라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이 완벽히 종료되지 않은 상황인데 너무 풀어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충칭 리즈바역의 인파 행렬
(충칭=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이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노동절 연휴 기간 다른 지방으로 여행한 사람들은 복귀한 뒤에 1주간 자가 관찰을 통해 체온 등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문제가 있으면 즉각 신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베이징의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올해 노동절에 이처럼 자유로운 본토 여행이 가능한 것은 이미 2억회 넘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진데다 최근 들어 본토 내 신규 확진자가 거의 없어 코로나19 통제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