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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어오르는 反中 감정...잘못 엮이면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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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차이나타운 조성 논란을 빚었던 ‘한중문화타운’ 사업이 백지화될 듯 보인다.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코오롱글로벌이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리기로 결정하면서다. 최근 한국 사회에 불고 있는 반중정서를 고려한 조치다.

기업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한때 13억 인구의 거대 시장 중국에 진출하는 것이 ‘지상과제’처럼 여겨진 적 있었다. 그러나 중국 특유의 규제에 따른 ‘차이나 리스크’로 크게 곤혹을 치렀다. 중국에서 돈 벌기란 아예 불가능하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마저 나왔다. 이제는 중국과 잘못 엮이면 치명적인 불매운동을 감당해야 하는 새로운 형태의 차이나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혐중감정이 어쩌다 이토록 심각해진 것일까.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시작으로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김치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 논란’ 등 일련의 사건이 영향을 끼쳤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매경이코노미
한한령·삼계탕·코로나…국민들 ‘부글’

“잘못 엮이면 치명타” 韓 기업 전전긍긍


차이나타운 조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강원도 ‘한중문화타운’ 개발이 사실상 무산됐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한중문화타운 사업이 차이나타운이라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얘기”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한중문화타운’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한 달 새 무려 67만명이 서명했다. 켜켜이 쌓여온 반중정서가 폭발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뿐 아니다. 경기 포천에서도 ‘스마트팜 빌리지’를 만들며 이곳에 차이나타운, 공자마을 등 중국 문화와 관련된 관광 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포천시는 “추진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요즘 대한민국 내 반중정서가 최고조에 달했다. ‘반중(反中)’을 넘어 ‘혐중(嫌中)’ 단계로 들어섰다는 우려스러운 해석마저 나온다. 좀 과장해 말하면 중국과 관련된 모든 것에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난다. 최근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중국산 김치를 만드는 영상이 공개된 이후 식품 업계에서는 중국산 음식 불매운동 움직임이 거세졌다. 드라마나 게임과 같은 콘텐츠 업계 역시 중국 자본이 들어갔다는 것이 알려지면 거부 대상이 된다. 한 20대 직장인은 “일본의 경우 우경화한 일본 정부가 싫을 뿐 일본인에 대해 나쁜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의 모든 것이 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정이 좋지 않다”고 했다.

‘반중정서’가 표면에 드러난 시기는 2016년 8월 사드 배치 결정 이후다. 이후 중국은 무자비한 힘의 논리로 한국을 압박했다.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내려 관광을 아예 금지했고, K팝 스타 공연과 방송을 막았다. 이로 인해 중국 관련 여행·게임·유통 업계가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제재를 가한 적이 없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공분을 샀다. 황당한 수준의 역사 왜곡도 감정을 악화시켰다. 중국은 2002년부터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고대사를 비틀었다. 발해, 고구려가 중국 땅이라고 주장하고, 심지어 김치, 한복, 삼계탕까지 자기 것이라 우겨왔다. 코로나19도 반중정서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졌지만, 중국은 마치 피해자인 양 행세하며 전 세계인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中 규제 리스크 충분히 힘든데…

▷최대 교역국인 만큼 실용적 해법 필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쪽은 기업이다. 한때 중국은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한국 기업이 꼭 거쳐야 할 키워드였다. 생산기지가 됐든 소비 시장이 됐든 중국과의 사업을 염두에 둬야 했다. 그래서 열심히 중국에 뛰어들었지만 정작 재미를 봤다는 기업을 찾기 어려웠다. 중국 정부 말 한마디면 모든 사업이 무산되는 특유의 막무가내식 규제 때문이었다.

일례로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은 중국 내 사업을 전부 철수해야 할 만큼 고통을 겪었다. 중국은 롯데가 1994년 첫 진출한 이후 20년여 동안 10조원을 투자하며 공들여온 시장이다. 하지만 사드 보복을 견디지 못한 롯데는 순차적으로 사업을 정리했다. 기업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차이나 리스크’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여기에 더해 최근 반중정서는 기업을 힘들게 만드는 또 하나의 ‘新 차이나 리스크’가 됐다. 힘겹게 중국에 진출해봤자 실익을 거두기가 쉽지 않고, 자칫 잘못 중국과 엮이면 한국에서의 사업마저 위태로워지는 형국에 놓인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1980년대 대학가에서 반미정서가 팽배했다. 몇 해 전부터 반일정서를 탄 ‘노노 재팬(NONO JAPAN)’ 운동도 있었다. 최근 중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개선의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좋든 싫든 한국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라는 점에서 기업은 실용적인 사고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명순영·김경민·류지민·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7호 (2021.05.05~2021.05.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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