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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안드로이드폰만 쓰는 기자, 아이폰으로 갈아타봤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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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넘어가거나,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갈아타는 일은 꽤 어렵게 느껴진다.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문과에서 이과로 넘어가거나 이과에서 문과로 넘어가는 것만큼의 마음 속 장벽이 서 있다. 아마도 수년동안 내 폰에 쌓아온 수백 기가바이트(GB)의 사진과 영상, 연락처를 옮기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 본능적인 감각이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갤럭시S3로 스마트폰 세계에 입문한 기자도 아이폰5S, 갤럭시노트7, 갤럭시S9, 갤럭시노트10까지 4번이나 폰을 바꾸면서 내가 모르는 새에 데이터 일부가 누락될 것만 같은 느낌에 늘 사로잡혀왔다. 실제로는 그런 일이 벌어진 적은 없었지만, 마음만은 꺼림칙했다. 특히 갤럭시S3에서 아이폰5S로, 아이폰5S에서 갤럭시노트7으로 넘어갈 때 특히 노심초사했다. 서로 다른 운영체제 때문에 데이터가 누락되지 않기 위해 사전 백업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애플에서 아이폰12 프로맥스를 대여했을 때는,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타려는 사람들의 마음으로 데이터를 옮기는 작업부터 차례로 시작해봤다. 얼마 전 지인이 아이폰12 프로 모델로 바꾸면서 "엄청 쉽게 파일이 옮겨지네?"라고 얘기했을 때도 긴가민가했다.

◆'iOS로 이동' 앱 쓰면 연락처·사진 간편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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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스토어에 'iOS로 이동'(Move to iOS) 앱이 있다.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폰을 갈아타려는 사람들을 위한 앱이다. △연락처 △메시지 기록△카메라 사진 및 비디오 △웹 책갈피(웹 브라우저 즐겨찾기) △이메일 계정 △캘린더 등 6가지 항목을 선택해 데이터를 넘길 수 있다.

새 아이폰의 국가와 언어를 선택하고 나면 와이파이 연결 창이 뜬다. 와이파이를 연결한 뒤 '앱 및 데이터' ->'안드로이드에서 데이터 이동' 탭이 있다. 화면에서 지시하는대로 절차를 마치면 데이터를 쉽게 옮길 수 있다. 다만 기자가 보유한 데이터가 100GB 남짓 되자 두어 시간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즉각적으로 데이터를 옮겨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사진이나 영상'은 나중에 옮기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내가 이전에 다운로드 받은 앱 목록은 새로 다운로드 받아야한다. 운영체제(OS)가 다르다보니 생기는 당연한 일이다.

◆아이폰->아이패드->아이폰, 기기 간 연결성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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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아이패드 에어(4세대), 아이폰12 프로맥스, 에어팟 프로. <사진=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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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것의 장점은 동일한 OS 혹은 제조사의 웨어러블 기기를 함께 사용할 때 최대로 발휘된다. 아이폰은 특히 애플 생태계 속의 자사 제품끼리의 연결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단순한 연동을 넘어 연결성이 뛰어나게 느껴졌다.

무선 이어폰 에어팟 맥스와 아이패드 에어를 연결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던 기자에게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아이폰을 집어들었더니 방금까지 넷플릭스 소리가 들리던 에어팟이 전화로 자동 연결됐다. 통화를 나누고 난 뒤 전화를 끊고 다큐멘터리 재생을 눌렀더니, 자동으로 다시 에어팟이 아이패드와 연결됐다. 각각 기기에 페어링 하면서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었다. 아이패드에서 웹서핑하다가 덮고, 아이폰으로 열면 아이패드서 마지막으로 보던 웹페이지가 그대로 열리는 것은 기본이다.

아이폰에 연결해 애플 아케이드 게임을 즐겨보기도 했다. '어셈블(Assemble)'이라는 물건 수리를 테마로 한 퍼즐게임이다. 아이폰에서 게임을 즐기다, 아이폰 대신 아이패드에서 실행했더니 조금 전까지 진행했던 게임이 곧바로 실행됐다. 집에서는 아이패드로 게임을 즐기고, 밖에서는 아이폰으로 게임을 이어가는 맛이 있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스마트폰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1시간44분이라는 결과가 있다. 지난해 팬데믹 위기를 겪으며 매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은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기자도 2주 동안 아이폰12를 매일 2시간 이상은 만지작거렸던 것 같다. 써봤더니 금세 손에 익었다. 마치 이전까지 안드로이드폰을 써보지 않았던 사람처럼 금방 적응했다. 새로운 OS를 경험해보고 싶은 당신에게도 '넘어가는 게 어렵지 않다'는 말을 전한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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