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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폭탄’ 현실되나… 보유세 불똥 튄 세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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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세·월세로 세 부담 충당하려는 집주인 늘어

전체 임대차 거래의 34.1%… ‘조세의 귀착’ 심화

세계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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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보유세 인상의 여파가 임대차 시장에 불어닥쳤다.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해 늘어난 세금을 충당하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세입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다주택자와 투기세력을 잡으려는 정부의 규제와 세금 인상이 애먼 무주택 서민층의 주거 불안만 키우고 있는 셈이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이후 반전세 등 월세를 낀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이러한 현상을 정부의 보유세 인상과 작년 7월 시행된 새 임대차보호법 탓으로 풀이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조사결과 작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동안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총 12만118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보증금 외에 매달 일정액을 추가로 지불하는 반전세·월세는 4만1344건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의 34.1%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직전 9개월(재작년 11월~작년 7월)간 28.4%였던 것과 비교하면 5.7%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순수 전세의 비중은 71.6%에서 65.9%로 감소했다.

반전세는 서울시의 조사기준으로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와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 초과)를 합한 것이다.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 치 이하인 임대차 형태를 말한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의 반전세·월세 비중이 작년 6월 29.9%, 7월 32.3%에서 법 시행 후인 8월 34.9%, 9월 37.5%로 높아졌고 11월에는 46.6%까지 올라갔다. 올해에도 1월 38.1%, 지난달 37.3% 등 3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외곽에서는 구로구가 지난해 6∼7월 23∼26% 수준에서 8월 30.9%로 오른 데 이어 11월 52.2%로 절반을 넘겼고 올해 1월 44.7%, 2월 37.7%, 3월 36.1% 등을 기록하고 있다. 관악구는 작년 6월 26.7%에서 법 시행 후인 9월 41.9%, 11월 43.2%, 12월 42.1%를 기록했고 올해 1∼3월 4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반전세·월세 임대료도 올랐다.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전용면적 84㎡는 작년 상반기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50만원 안팎에 다수 거래가 이뤄졌는데, 작년 10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00만원(9층)에, 11월 1억원에 320만원(4층)에 각각 거래됐다.

또 다른 통계에서도 월세 증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 4일 서울시가 발표한 ‘2020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주택점유 형태는 자가 42.1%, 월세 31.3%, 전세 26.2% 순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5년보다 월세는 5.3%포인트 늘고, 전세는 6.7%포인트 감소한 비율이다.

서울 관악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확실히 작년 하반기 이후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보유세 외에 양도세까지 올라 집을 처분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월세로 세금을 충당하거나, 아예 증여를 선택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조세의 귀착’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조세의 귀착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세금을 올렸는데, 가격 조정을 통해 타인에게 조세 부담이 전가되는 현상이다. 특히 공급이 제한된 품목에 대해 세금을 매길 때 전가되는 세 부담이 더 많다.

특히 최근 공시가격 상승률이 14년 만에 가장 높은 19.08%를 기록하는 등 보유세 부담이 더욱 늘어남에 따라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비용도 증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은 제조품처럼 공장에서 바로 찍어낼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며 “정부가 ‘2·4 공급대책’ 발표 이후 주요 공공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주민 협상과 토지 보상, 아파트 건립 등에 적어도 3~5년이 소요되는 만큼 월세·반전세 증가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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