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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연합시론] 심상찮은 변이 확산세…철저한 방역과 신속한 접종으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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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1주일(4.25∼5.1) 사이 확진자 중 656명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14.8%인 97명이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브라질 등 주요 3종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변이 검출률이 7.2%였으니 불과 한 달도 안 돼 그 비율이 두 배 이상으로 높아진 것이다. 누적으로는 632명이다. 이들과의 접촉이 확인돼 사실상 변이 감염자로 추정되는 역학적 연관 사례 867명, 기타 변이 감염자 473명까지 합치면 약 2천 명이 변이 감염자로 분류된다. 이번 통계는 일부 확진자만 대상으로 검사한 것이어서 실제 변이 감염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변이 바이러스는 방역의 최대 위협 중 하나로 꼽힌다.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월등히 강하고, 현재 개발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변이 바이러스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백신 접종을 통해 탄탄한 방어막을 미처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할 경우 방역 전략 자체가 뿌리째 흔들릴 위험이 있다. 신속하고 단호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울산의 경우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우세 종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이 지난 3~4월 울산지역 확진자 중 80명의 검체를 검사한 결과 63.8%인 51명에게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영국발 변이는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1.7배가량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울산에서 확진자가 폭증한 것도 변이 확산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울산의 확진자는 작년 한해 전체(716명)보다도 많은 772명으로 집계됐다. 더욱 걱정스러운 점은 이런 상황이 울산에서 끝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인근의 다른 영남 지역을 거쳐 전국으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영국발 변이는 유럽에서 검출률이 50%를 넘어서는 등 이미 세계 곳곳에서 우세 종이 됐다. 국내에서도 영국 변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남아공과 브라질 변이에 대한 경계도 게을리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전파력, 백신 회피 능력, 치료제의 효과 등에서 그 위험성이 영국 변이보다 더 크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

주요 3종 변이 감염자 97명 중 해외 유입 사례는 22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75명은 국내에서 발생했다. 지역 사회 감염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변이 확산을 막을 묘책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정부는 변이 분석을 확대하는 등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입국 자가격리자와 변이 감염자의 접촉자에 대한 관리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동량이 늘고, 경계심이 이완된 것 또한 사실이다. 바이러스를 가려 감염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할 경우 접종을 받은 사람까지 감염되는 소위 '돌파 감염'이 발생하면서 집단면역 형성 지역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할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그 핵심은 신속한 백신 접종이다. 조기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백신 접종에 더욱 속도를 내주기를 당부한다. 민ㆍ관이 힘을 합쳐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실천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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