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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남혐 논란 일파만파…깊어지는 '젠더 갈등'에 피로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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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남성 혐오 논란에 불매운동 조짐

예능 '1박2일'·웹툰 '바른 연애 길잡이'도 남성 혐오 논란

전문가 "혐오 감정, 쉽게 없어지지 않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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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GS25 캠핑 행사 포스터. 사진제공=GS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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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이거 남혐 표현 아닌가요?"


최근 '허버허버', '오조오억' 등 신조어에 이어 웹툰·홍보물 등으로까지 젠더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그간 성 차별 문제는 여성이 주로 제기해왔지만, 최근에는 20대 젊은 남성들이 제기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과거 여성들이 '김치녀', '된장녀' 등의 표현에 분노한 것과 마찬가지로 남성들은 '허버허버', '오조오억' 등과 같은 혐오 표현에 반발하는 식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시민들은 극단으로 치닫는 젠더 갈등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전문가는 '혐오'라는 감정으로 남성 여성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GS25가 내놓은 캠핑 이벤트 포스터가 '남성 혐오'(남혐)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은 지난 1일 GS25가 제작한 캠핑용품 관련 이벤트 홍보 포스터에서 시작됐다.


일부 남성 커뮤니티 등에서는 포스터 속 손 모양이 여성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상징하는 이미지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메갈리아'는 남성의 성기 크기를 비하하는 목적으로 엄지와 검지를 강조한 손 모양을 담은 로고를 내세운 바 있다. '메갈리아'는 남성 혐오와 극단적인 페미니즘을 표방했던 인터넷 커뮤니티로 지난 2017년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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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우월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포스터에 적힌 영어 문구도 문제가 됐다. 영문 문구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의 각 단어 마지막 글자를 조합하면 '메갈'(megal)이라는 단어가 나온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커지자 GS25 측은 해당 포스터를 수정했다. 그러나 수정된 포스터 또한 하단에 그려진 달과 별 3개가 서울대 여성주의 학회 마크를 뜻한다는 지적이 나와 GS25 측은 결국 포스터를 삭제했다.


또 GS25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영어 문구는 포털사이트 번역 결과를 표기했으며 이미지 또한 유료 사이트에서 디자인 소스를 바탕으로 제작됐음을 확인했다"며 "이런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여 앞으로 논란이 될 만한 내용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해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과문에도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부 남성 누리꾼들은 'NO GS25,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공유하며 GS25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있다. 급기야 'GS25의 군부대 PX 계약을 전면 철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는 등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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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젠더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갈등은 방송·웹툰·홍보물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KBS2 예능 '1박2일' 시즌4에서도 남혐 단어 '허버허버'가 사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지난해 7월12일 방송된 '1박2일' 경북 울릉도 편 식사 장면에서 '허버허버'라는 자막이 쓰였다고 지적했다.


문제 장면을 보면 김종민이 야외에서 식사하던 중 갈매기들이 날아들자 급하게 내쫓는 모습에서 '허버허버'라는 자막이 삽입됐다.


그간 '허버허버'는 온라인에서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급하게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쓰였다. 그러나 최근 일부 남성 커뮤니티는 '허버허버'가 '남성'이 밥을 급하게 먹는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일제 강점기 징용 피해자를 떠올리게 하는 비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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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예능 '1박2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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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바른연애 길잡이'도 남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남성 누리꾼들은 ▲남자 주인공 이름이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인 '한남'과 비슷한 '하남'이라는 점 ▲'허버허버'라는 남혐 표현을 사용한 점 등을 들어 남수 작가가 남성혐오적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남수 작가는 "작가는 제작 시에 성별 혐오 표현을 의도한 것이 없었다"며 "문맥과 관계없이 다른 의미가 떠오를 수 있음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많은 독자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연구하겠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젠더 갈등'에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직장인 이모(28·남)씨는 "이때까지 '집게 손 모양'이 남혐 표현인 줄 몰랐다. 일상생활에서 무언가를 집을 때 저 손동작을 많이 하지 않나. 그런데 이렇게 큰 논란이 돼 놀랐다"라며 "'허버허버'라는 표현도 자주 사용한 표현이었는데, 요즘은 하도 논란이 되니까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과거에는 이렇게까지 남녀갈등이 심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최근 들어 많이 극단적여졌다"라며 "이제는 신조어가 나와도 잘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정모(25·여)씨도 "과거 젠더갈등이 있었을 때는 소수의 사람들끼리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이런 갈등이 너무 심해지니까 괜히 남성들과 거리감을 두게 된다"라며 "이런 소모적인 논쟁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혐오'의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남녀 갈등 문제는 최근 들어 나온 문제가 아니다. 과거 '일간베스트' 유저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여성들도 '메갈리아' 등 커뮤니티를 만들어 서로 간의 대치가 많이 일어났다"라며 "문제는 갈등에서 나아가 서로를 혐오하게 된 데 있다. 혐오라는 감정은 쉽게 없어지지 않고, 서로 간의 타협이나 이해 등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혐오라는 감정은 쉽게 없어지지 않고 어느 한 쪽이 파멸할 때까지 지속되는 감정이다. 그렇기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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