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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 외교회담 입장 분명히 표명 않는 日 무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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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영국 런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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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 수장이 G7 외교·개발 장관회의 마지막 날인 5일 런던에서 만난다. 정의용 외교장관은 엊그제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 대해 “한미일이 만난 뒤에 만나게 될 것”이라며 “연이어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일 외교장관은 작년 2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이후 15개월 동안 만나지 않았다. 2019년 8월 방콕 양자회담 때는 45분 동안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장기간 실종된 외교의 복원이란 점에서 이번 만남은 한미일 3국 공조 복원을 원하는 미국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 해도 큰 진전이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재개된 G7 대면 외교에서 양국 외교장관은 런던으로 출발할 때까지 일정도 잡지 못했다. 이처럼 어렵게 성사된 만남이지만 일본의 태도는 회담에 기대를 하기 어렵게 해 실망스럽다.

일본 정부는 정 장관의 회담 발언을 공식 확인하지 않은 채 뒤로는 ‘회담이 정해지지 않았고, 만난다 해도 서서 얘기하는 방식이 될 것’이란 말만 흘리고 있다. 한편으로 악화될 대로 악화된 양국 관계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겠으나 외교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은 지난 2월 취임한 정 장관이 전화 상견례를 추진했을 때도 응하지 않았다.

지금 한일 사이에는 위안부 배상판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강제징용 보상판결,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등이 얽혀 있다. 장관들이 한두 번 만나서 풀기 어려운, 누가 봐도 답답한 상황이다. 그러나 외교마저 실종된 이후 난무하는 정치적 발언들은 상대의 감정을 건드려 협상 여지마저 좁혀온 것도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유화발언과 2차 위안부 소송 각하 판결에서 보듯 한국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일본이 변화 없이 9월 총선과 자민당 총재 선거를 겨냥한 강성 발언만 한다면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 차기 한국 정권이라도 섣불리 해법을 내놓기 어렵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양국은 이번 회담을 꼬일 대로 꼬인 양국 갈등의 해법을 찾는 출발점으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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