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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반도체 호황, 3년 전보다 더 셀 수도"…웨이퍼 출하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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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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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복원에 관한 화상 회의에 참석해 실리콘 웨이퍼를 들고 있다. 이 회의에는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가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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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이 올 1분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2017~2018년을 넘어서는 슈퍼호황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 1분기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이 33억3700제곱인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지난해 4분기보다 4% 늘었다. 역대 최대였던 2018년 3분기 출하량 32억5500만제곱인치를 뛰어넘으면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실리콘 웨이퍼는 반도체 제작의 핵심 소재로 쓰이는 원판이다. 실리콘 재질의 웨이퍼에 회로를 그린 뒤 얇게 잘라내면 반도체가 만들어진다. 국내 유일의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을 비롯해 일본 신에츠·섬코 등 3~4개사가 전세계 시장 수요의 80~90%를 공급한다.

올 1분기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배경으로 파운드리 부문의 수요 폭발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닐 위버 SEMI 실리콘제조그룹 의장은 "CPU(중앙처리장치)나 기기제어에 사용하는 로직 반도체와 파운드리가 1분기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업계 관계자는 "섬코에 지난 2월부터 대만 TSMC(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로부터 생산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말부터 전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이 빚어진 자동차 반도체만큼 실리콘 웨이퍼 품귀 가능성도 고개를 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 들어 살아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전세계 반도체 제조사들의 12인치(300㎜) 실리콘 웨이퍼 재고가 지난해 초 1.6개월 물량에서 지난 2월 1.3개월 물량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리콘 웨이퍼 출하 추세를 볼 때 올해 반도체 시장 슈퍼사이클이 예상 수준을 웃돌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이 사상 최대로 치솟았는데도 불구하고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쫓지 못한다는 점에서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8Gb 기준)의 4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3.8달러로 한달새 26.7% 올랐다. 2018년 1월(35.8%) 이후 51개월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카드·USB 범용 제품(128 기가비트 기준)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지난달 8.57% 상승한 4.5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말 주춤했던 아마존·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지난달 서버용 D램 고정거래가격도 제품에 따라 최대 18.57% 올랐다.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PC용 D램 가격이 2분기에만 8%가량 더 오르고 3분기에도 3∼8%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 전망을 두고도 상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을 기존 4524억달러(약 515조원)에서 4799억달러로 7%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지난해 6월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시장성장률을 6.2%로 예상했다가 같은 해 12월 발표에서 8.4%로 수정했다. IC인사이츠는 "이런 전망도 보수적인 전망"이라고 밝혔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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