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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50만원 준다는데도 신청 '0'…노점상 재난지원금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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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부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첫날인 지난해 12월 1일 부산 중구 포장마차 거리가 일제히 문을 닫았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노점상을 포함했지만 지원금을 신청한 노점상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세금을 내야 하는 사업자등록을 하는 조건이라 노점상들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전역 2118개 노점 중에서 정부가 발표한 노점 지원금을 받겠다고 신청한 노점상은 단 한 명도 없다. 이 노점상들은 포장마차와 좌판 노점 등을 운영하며 사업자등록을 거치지 않은 미등록사업자들이다.

정부는 지난 6일부터 전국 노점 상인들에게 '소득안정지원자금' 50만 원씩을 지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사회공동체 차원에서 노점상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전국 4만 7865곳의 노점에 총 200억 원가량이 지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중기부 '시도별 소득안정지원자금 신청 및 지급현황'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지원금을 신청한 노점은 단 38곳으로 전국 노점 4만 7865곳 중 0.08%에 그쳤다. 부산은 물론 서울·대구·울산·전북·제주 등에서도 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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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설날을 앞두고 부산 북구 구포시장 인근 도로를 점유한 노점상들이 늘어나면서 시장 주변에 큰 혼잡이 빚어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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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들이 '공돈' 받는 것을 거부하는 이유는 사업자등록을 거쳐야 지원금 신청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세금을 내지 않던 노점상들이 납세 의무를 지는 사업자등록 절차를 거치면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뜻이다. 사업자등록은 정부가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정한 기준이지만, 노점상의 상황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포동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이 모 씨는 "대부분의 노점상들이 노점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데 50만원 받자고 매년 세금을 낼 노점상이 누가 있겠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00억원의 혈세로 지금까지 세금을 내지 않은 노점상을 지원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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